매일신문

야고부

영국 총리 처칠은 1900년 보수당원으로 하원의원에 당선됐지만 1904년 자유당에 입당 했다가 다시 1924년에는 보수당에 복귀, 총리까지 지낸바있다. 처칠은 이처럼 정당 편력이 적지 않았지만아무도 그를 두고 지조없는 기회주의적 정치인이라 꾸짖지 않았다. 왜냐하면 처칠의 첫번째 탈당에는 '보호관세정책거부'란 명분이 있었고 다음번 보수당 복귀 때는 소련과 노동운동에 대한자유당의 유화정책을 반대한다는 뚜렷한 명분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치인도 이념과 명분에 따라 정당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새삼 논의할 것이 못된다. 그러나 요즘 우리정치권에서 빚어지는 잇단 탈당 사태는 아무런 정당성이나 대의명분을 찾을 수 없다는데서 "한심하다"는 말밖에 찾을길이 없다. 몇십년씩 여당을 하거나 범여권에 머물러온 사람들이 소속당이야당으로 바뀌자 돌연 "우리 당에는 희망이 없어 탈당한다"는 말 한마디를 남긴채 뛰쳐나간다는것에는 유구무언일 뿐이다. 더구나 어느 지방의원의 경우 지난 선거에서 여당을 탈당, 당선된후여당에 다시 입당하더니 이번에 다시 탈당하는 쳇바퀴를 돌고 있으니 이들이 내세우는 정치명분이 무엇인지 묻고 싶은것이다. 최기 인천(仁川)시장은 주요사업을 추진하는데는 야당시장으로서는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하고 있거니와 그렇다면 우리나라 지자체장들은모두 여당만 되어야 한다는 것인지…. 결국 "여당을 하지 않으니 도무지 정치하는 맛이 나지 않는다"는 말밖에 되지 않는다. 어쨌든 이런 부류의 기회주의 정치인이 많으면 많을수록 정치안정은 물건너 갈수밖에 없는 것 아닐까. 유권자들의 현명한 판단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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