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나라 내분봉합 배경

브레이크 파열상태로 정면충돌의 상황까지 가는 듯 하던 한나라당의 당권갈등이 6월 지방선거 이후 전당대회 개최 쪽으로 가닥을 잡는 막판 대타협을 이뤄냈다. 따라서 한나라당의 갈등 구조는당분간 내연(內燃)상태로 접어들게 됐다.

당의 파열만은 막자는 원칙아래 절충을 벌인 당권파와 비당권파는 4일 오후 극적인 타협을 이룩함으로써 당권싸움이 양측의 세력확대 경쟁으로 전환되게 됐다.

또 당권파는 조총재의 임기보장만 된다면 비당권파의 당헌당규 개정이나 지도부 교체, 비당권파의 당무참여 폭 확대 등의 요구를 적정수준 수용할 태세를 보였다. 비당권파 역시 당울타리를 박차고 나가기에는 명분상 불리함을 절감했고 6월 이후 총재경선제를 도입하는 전당대회 소집가능성을 열어두고 당무운영에 참여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선에서 만족해야 했다.그러나 전대소집 시기를 6월 지방선거 이후 내년 4월10일 이전까지로 정해 놓음에 따라 갈등의소지를 일소하지 못했고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의 당무참여 부분도 구체적으로 규정하지 않음으로써 논란의 소지를 남겼다.

합의에 따르면 10일 개최되는 전당대회에서는 조총재를 재추대하고 부총재 9명을 총재가 지명하도록 했다. 총재-대표-사무총장으로 이어지는 단선 라인에 의해 운영되던 당무는 총재와 부총재들로 이뤄지는 총재단에서 결정되도록 한 것이다.

합의는 또 비당권파가 교체를 주장한 당3역 가운데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을 유임시키는 대신원내총무는 경선제를 도입하고 정책위의장은 교체에 합의했다.

한편 개정되는 당헌·당규에 따라 새로 구성되는 총재단은 팔색조처럼 다양한 구성인자를 가진한나라당의 각 계파를 대표하는 계보보스들로 구성되는 명실공히 최고의사결정기구로 자리잡을전망이다.

조총재가 지명하는 형식을 취하게 되지만 부총재에는 이한동(李漢東)대표와 김윤환(金潤煥), 이기택(李基澤)고문, 김덕룡(金德龍)의원 등 계파보스 4명과 신상우(辛相佑), 박관용(朴寬用)의원 가운데 한 사람이 PK몫으로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 확실해 나머지 4자리가 비어있는 상태다.이들에 대해서는 당권파와 비당권파에서 거부감이 덜한 중진급이 선임될 전망이나 양자의 합의에따라 자파소속 인사를 한 자리씩 나눠 가질 공산도 없지 않다. 현재 거론되는 인사는 이세기(李世基), 권익현(權翊鉉)의원 등 중도파와 양정규(梁正圭) 김영구(金榮龜)의원 등 양측의 중진급 인사들이다. 또 여성몫의 부총재 한 자리에는 박근혜(朴槿惠)의원이 유력하게 거론되지만 당권파 일각에서 거부하고 있어 결론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한편 경선으로 선출되는 원내총무의 경우 한나라당이 주인없는 정당이라는 점에서 명실상부한 원내 과반수 정당의 총사령탑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은 물론 정치적 도약을 예약하는 자리라는 점에서 중견인사들을 설레게 하고 있다.

현재 이상득(李相得)현총무가 재도전 의사를 갖고 있고 당권파에서 현경대(玄敬大)의원이 거론되고 비당권파에서 강재섭(姜在涉), 강삼재(姜三載), 목요상(睦堯相), 하순봉(河舜鳳) 박희태(朴熺太)의원 등이 의사를 내비치고 있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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