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문을 오래 읽다보니 꼭 친자식 같다는 생각이 들어. 어쩌다 배달시간을 넘기면 문밖에 나가기다리게 되고 신문을 안 보면 끼니를 거른 것 같아 허전해 못배긴다네"
1946년 매일신문 창간호부터 52년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매일신문을 구독해 온 이성주 옹(92.대구시 수성구 만촌2동). 일제치하에서 대구 계성학교, 평양 숭실전문학교 농과를 졸업한 뒤 대구에 뿌리를 내려 농장을 열면서부터 매일신문의 동반자가 됐고 때로는 아버지처럼 때로는 친구처럼 신문에 남다른 관심과 애정을 쏟아왔다. 강산이 다섯번도 더 변한 52년의 긴 세월 동안 자식8남매 가운데 2명을 먼저 저세상으로 떠나보냈지만 매일신문과의 인연을 떨쳐버리기는 쉽지 않다고 했다.
"매일신문을 보면 특유의 고집을 읽을 수 있어. 내가 52년동안 매일신문을 고집한 것도 그때문이고"
이 옹은 또 7일 신문의 날을 맞아 꼭 하고싶은 말이 있다며 최근 신문이 범람하고 일부 신문은자기회사 사업과 관련된 기사를 지나치게 크게 취급하는 등 독자에 대한 신뢰를 저버리는 경우가잦다고 지적했다.
신문을 펼쳤을 때 정치면과 사회면을 제일 먼저 읽는다는 이 옹은 최근 대구종금폐쇄로 넷째 아들이 직장을 잃고 난 뒤엔 경제관련 기사에 부쩍 눈길이 간다고 한다.
"IMF인지 뭔지 국민들이 똑똑해져야 그걸 이겨내는거 아녀? 늙은이 자기자랑하는 것 같지만 요즘 나도 영어공부를 새로 시작했다네"
'굿모닝 에브리바디-여러분 좋은 아침입니다, 퀘스천-질문…' 손녀딸이 공부하는 책에서 옮겨 적었다며 그가 내민 대여섯권의 수첩에는 연필로 힘들게 눌러쓴 만학의 의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사람은 매일매일 새로운 걸 읽어야 돼. 그래야 젊게 또 오래 살 수 있는거고·"백수(白壽)를 바라보는 이 옹의 모습도 수십년 긴 세월동안 날마다 새롭게 태어나는 신문의 모습과 닮아있었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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