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책읽기…정보사냥… 도서관 "만원"

햇살이 따스해지면서 도서관을 찾는 시민들이 부쩍 늘고 있다. 자녀 손을 잡은 주부, 취업 준비를하는 대졸생, 최근 실직한 듯 보이는 고개숙인 중년 남자…. 중간고사가 눈앞에 닥쳐 시험 공부를하는 학생들도 이에 가세해 도서관은 어디나 만원.

대구 중앙도서관 어린이열람실. 7살난 아들과 함께 책을 고르던 강영자씨(36·여·대구시 수성구수성1가)는 "아이와 함께 열흘에 한번 정도 이 곳을 찾아 책을 빌려간다"며 "처음에는 아이가 오기 싫어 했으나 이젠 습관이 돼서인지 책을 빌리러 가자고 먼저 보챈다"고 했다. 75세인 강씨의시어머니도 이 도서관 노인대학에서 공부하며 책을 읽고 취미생활도 한다. 3대가 도서관을 사랑하는 '도서관 가족'인 셈.

도서관에서 마련한 무료 강좌를 이용, 삶의 지혜를 배우는 알뜰시민들도 많다. 영어강좌를 듣는다는 김향조씨(46·여·동구 신천동)는 "공짜로 영어강좌를 듣고 아이들 책도 빌릴 수 있어 일석이조(一石二鳥)"라며 즐거워 했다.

도서관 전자자료실에 가면 인터넷 정보는 물론 각종 영상매체를 이용, 영화나 음악도 감상할 수있다. 북부도서관 전자자료실에서 만난 최모씨(37·북구 침산동)는 올 초 실직당한 처지. 한동안마음을 못잡아 방황하다 한 달 전부터 창업을 결심, 도서관에서 인터넷을 통해 창업정보를 찾고틈틈이 시청각 교재로 영어회화도 공부하고 있다. "도서관이 이렇게 재미있는 곳인줄 몰랐어요"북부도서관 오세철 열람계장은 "실업대란 탓인지 30대 이상의 성인 이용객들이 부쩍 늘었다"며 "책속에서 재취업 아이디어를 찾아 즐겁게 도서관을 떠나는 사람들도 적지않다"고 전했다.대구의 공공도서관은 모두 9개. 사설도서관도 5개나 있다.

대표적인 사설도서관은 저녁시간 직장인들이 주로 찾는 중구 남일동 새벗도서관. 이 도서관의 풍물 소모임에서 활동 중인 손영동씨(34·수성구 범물동)는 "책과 풍물패 활동을 통해 일상사의 번잡함을 잊는다"고 했다.

휴일과 입시철에 시험공부하는 학생들로 가득차 도서관이 아닌 독서실로 변질됐던 도서관. 그러나 이제 도서관도 지식과 문화공간으로 조금씩 변해 삶의 일부로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도서관을 찾는 사람 중 60% 이상이 도서, 논문, 잡지 등 자료를 이용하고 있다고 한다.▨도서관 이용은 이렇게

대구의 9개 공공도서관은 모두 무료. 신분증을 갖고 각 도서관 자료실에서 회원으로 가입하면 1회 5권까지 책을 빌릴 수 있다. 문화강좌 수강은 각 도서관 열람과에 문의, 수강 신청하면 된다.사설 도서관은 별도의 회비나 대출료가 필요하며 자생적인 소모임 활동으로 벗을 사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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