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말씨, 몸씨, 마음씨

어느 월간지에서 한 아나운서를 가리켜 말씨, 몸씨, 마음씨를 두루 갖춘 여성이라고 표현한기사를 읽었다. 우리말의 '예절'이나 외래어인 '매너'의 기본이 바로 이 말씨, 몸씨, 마음씨라 할 수 있으니 여성에게는 더 할 수 없는 극찬이라고 느꼈다. 말씨는 그저 아름다운 목소리 보다 상대방을 편안하게 해주는 음색과 바르고 정확한 표준어를 잘 골라쓰는 적절한 어휘력이 필수이고, 몸씨는 타고난 외모도 중요하지만 공손함과 우아함이 배어있는 몸놀림 즉,기품있는 태도와 바른 자세가 기본임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말씨와 몸씨가 마음씨에 의해서 원격조종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래서 법이 없어도 살 사람이나 무조건 착하기만 한 사람을 마음씨가 좋다고 표현하기도 한다. 사실 마음씨가 좋다는 것은 남을 존중하며 산다는 뜻으로, 예절과 매너는 바로 상대방에 대한 배려에서 시작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그러나 때와 장소를 가리지않고 목청높여 떠드는 사람도,나만 빨리 가려고 차선을 무시한채 차를 몰아대는 폭주족도, 물을 계속 틀어 놓아 그대로하수구로 흘려보내며 목욕을 하는 아줌마도 '나는 마음씨가 나쁘다'라고 생각하지는 않는것같다.

남에게 방해가 되지않게 연주회에서 휴대폰을 끄는 것, 질서를 지키고 남의 물건을 소중히하는 것, 어려울 때일수록 나눠쓰고 아픔을 함께하는 것, 이 모든 것이 상대방을 배려하고더불어 사는 방법을 알고 있는 건전한 마음씨에서 우러나오는 것임을 깨닫는다면 이제 자신의 마음씨에 대한 평가는 달라질 것이다. 말씨, 몸씨, 마음씨를 제대로 갖춰보자. 우리 사회는 곧 조용(?)해 질 것이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