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에 사는 주부 손정희씨(41)는 최근 대구시교육청에 전화를 했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경남 사천초교 때 과외공부를 하고도 과외비를 주지 못한 오승희 선생님을 찾기 위해서였다.처녀로 무척 예뻤던 오선생님이 '귀머거리 할아버지' 등 동요를 많이 가르쳐줘 지금도 즐겨부르고 있지만 한번도 찾지 못했다. 대구로 전근갔다는 소식에 이날 전화했으나 오래전 퇴직했다는 대답에 애를 태웠다.
회사원 이종숙씨(28·서울 성북구 돈암동)는 상장을 액자에 끼워줄 정도로 귀여워하셨던 이길우선생님을 찾고 있다.
이처럼 학창시절 존경했거나 특별한 인연이 있어 좀체 잊어버릴 수 없는 은사를 찾으려는발길이 바빠지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의 경우 스승찾기 창구에 전화한 사람은 이달들어서만 중등 2백20여명, 초등 4백여명. 창구담당 장학사가 잇따르는 전화를 받느라 다른 일을 전혀 보지 못할 정도.기업은행대구지역본부(본부장 유영하)는 차장이상 간부들이 단체로 스승찾기에 나섰다. 그러나 너무 늦게 스승을 찾아 퇴직, 사망 등으로 연락처가 끊긴 스승이 많아 신청자 50명중 23명밖에 찾지 못했다.
스승에겐 제자의 방문이 가장 큰 보람.
영송여고 임은숙교사(35)는 제자 권보혁씨가 찾는다는 소식에 "처녀 선생이라 쉽게 보일까봐 일부러 무서운척 했었다"며 "보혁이 친구 승엽이를 심하게 때려 가슴아팠다"고 기억했다.대구시교육청 김원호장학사(51)는 "10여년 스승찾기 행사를 했지만 세상살이가 고달파서인지 올해는 유독 스승을 많이 찾는다"며 "모범생 보다 어렵게 자란 사람이나 문제아들의 발길이 더 잦다"고 말했다.
〈崔在王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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