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취미·특기 살리고 고교 '특활'부활

학교간 입시경쟁으로 언제부터인가 잊혀졌던 고교 특별활동. 부서 편성을 해도 자습 시간으로 전용(轉用)돼 무의미했던 특활이 최근 일부 학교를 중심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주당 1시간인 특활시간을 모아 한달에 한번 토요 전일제를 도입한 학교가 생겨나고 있는 것. 학교를떠나 자연을 찾고 볼링장, 수영장, 요리학원, 각종 문화공간 등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것이 전일제의 장점.

특활을 통해 무엇을 완전히 배우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 짧은 시간이지만 학생들에겐 자신의 적성과 취향을 찾는 기회가 된다. 또 스트레스를 풀고 '자유'를 호흡하는 시간이기도··.

대구의 일반계 고교 중 전일제 특활의 효시는 3년 전 도입한 혜화여고(교장 이기주).전일제 도입 이후 혜화여고는 모범적인 특활운영 학교란 명성을 얻게 됐다. 수영, 볼링, 에어로빅, 서예, 영화감상, 사격 등 23개 부서가 활동 중이다. 특히 올해는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단전호흡, 생활도예 부서를 신설했다. 혜화여고는 올해 특활을 한달 늦은 4월부터 시작했다. 경제난이 심각한 만큼 학부모들의 부담을 줄이는 차원에서 전일제 폐지론이 나왔기 때문. 그러나 학생들과 상당수 교사들이 월 2천~4천원 정도 부담때문에 어렵게 정착시킨 특활을 없앨 수 없다고 반대, 그대로 운영하기로 결정했다.

동부공고도 지난 95년부터 전일제 특활을 도입했다. 특활부서와 동아리를 연계해 운영하는것이 특징. 79개 부서 중 프라모델부는 학생들에게 인기가 대단하다. 풍물반은 평일 방과 후에도 연습에 열성이다. 실력을 인정받아 대통령 취임식 때 초청 공연도 할 정도.경북공고도 3년전 전일제를 운영해 학생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모두 35개 부서. 발명반은96년 전국학생발명품경진대회에서 대통령상을 받는 등 각종 대회에서 상을 휩쓸고 있다. 요리반은 3개 반을 운영해야 될 정도로 학생들에게 인기가 좋다.

조일공고, 경북기계공고도 지난해부터 전일제를 도입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대구의 일반계 고교로는 혜화여고에 이어 올해부터 전일제를 시작한 성화여고가 거의 유일한 경우.포항의 경우 지난 92년 전일제를 도입한 영일고를 비롯해 포항수고, 흥해공고, 오천고 등4~5개교가 전일제 특활을 실시하고 있다.

영일고 특활은 학교측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성공한 케이스. 이 학교 악대부는 지난 95년부터 97년까지 대한민국 관악연주대회에서 3년 연속 금상을 차지, 주위를 놀라게 했다. 무용부, 미술부, 서예부, 인터넷부 등도 각종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는 것.그러나 전일제 등을 통해 특활을 제대로 하는 학교는 아직 드물다. 면학분위기를 해친다는이유도 있지만 많은 학생들의 이동으로 인한 안전사고를 우려하는 교장, 교사들의 '노파심'이 특활 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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