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은 우리나라가 IMF 관리체제에 들어간지 만 6개월이 되는날. 한때 모라토리엄(대외채무지불정지) 직전까지 갔던 우리경제는 이제 외환수급 부문은 어느 정도 안정을 되찾고 있다.그러나 외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고금리정책과 이로 인한 기업의 금융비용 부담 증가, 금융구조조정에 따른 신용경색, 소비위축과 생산감소, 실업 증가등 해결해야 할 문제는 더욱 늘어나고 있다. 여기에다 엔화약세와 이에 따른 중국 위안화의 평가절하 가능성이 대두되면서제2의 외환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다. IMF관리체제 6개월을 맞는 우리경제의 현주소는 어디이고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어떻게 전개되고 있으며 앞으로의 전망은 어떤가를 알아본다.
지난달 9일 우리나라가 40억달러의 외국환평형기금채권을 발행하는데 성공한 것은 국제금융시장에서 하나의 사건으로 받아들여졌다. 한국이 외환위기를 겪은지 3개월만에 국제금융시장으로의 복귀를 의미하는 달러표시 국채의 발행에 성공한데 대한 놀라움의 표시였던 것이다.
이처럼 우리경제는 외환부문에서 빠른 속도의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가용외환보유고는 5월말 현재 3백43억5천만달러로 6월말 이행목표 3백억달러보다 이미 43억5천만달러를 초과하고있다.
여기에다 3일 IMF 6차지원분중 잔여분 6억달러가 추가로 입금되면 가용외환보유고는 3백50억달러에 육박하게 된다.
이같은 외환부문의 안정은 국내 경제의 동맥경화를 치유하는데 힘을 돌릴 수 있게 했다. 즉경제체질 강화를 위한 당면목표이자 가장 어려운 과제인 금융.기업의 구조조정이 추진되고있는 것이다.
구조조정을 위한 정부의 전략은 금융기관은 자발적인 합병을 통해 대형화를 유도하되 그것이 안되면 정부가 직접 나서서 정리하고 기업은 은행을 통해 구조개혁을 추진한다는 것이다.
우선 금융구조조정의 경우 6월말까지 자기자본비율 8% 미달 12개 은행을 포함한 전은행에대한 경영실사를 완료, 회생가능성이 없는 은행은 우량은행에 흡수시키는 방법으로 정리하고 이를 모면한 은행도 앞으로 2년간에 걸쳐 BIS비율 8%를 맞춰가도록 한다는 계획이다.또 9월말부터는 제2금융권에 대한 구조조정에 착수,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없는 금융기관은과감히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같은 금융기관 구조조정이 원활히 추진될 수 있도록 재정을 동원해 부실채권을 해소해주기로 했다. 즉 부실채권 매입에 25조원, 우량은행의 부실은행 흡수에 따른 증자지원에16조원, 제2금융권의 폐쇄에 따른 예금대지급에 9조원 등 모두 50조원을 투입한다는 것이다.은행을 통한 기업의 구조조정이란 전략에도 문제가 없는것은 아니다. 우리 은행이 짧은 시간안에 많은 기업들을 대상으로 경영건전성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이번주말이나 내주초 부실기업 리스트 발표에 앞서 평가의 객관성과 타당성에 대해많은 전문가들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또 기업 스스로 마련한 구조조정 계획도 구체성이 없거나 실천의지가 희박하다는 문제점이드러나고 있다. 가장 단적인 예가 국내 5개 재벌 모두 전자.화학.금융.자동차 등 주요업종에서 철수하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것이나 구조조정의 결과로 축소되는 계열사의 수를 명확히 제시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결국 기업이 스스로 꼬리를 잘라내도록 바라는 것은 어렵다는 얘기다. 이는 다시 정부가 칼을 들어야 한다는 주장으로 이어지고 있기도 하다.구조조정은 우리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유일한 대안이다. 구조조정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해야 성공한다는 것은 일면 타당한 말이긴 하지만 이같은 문제점을 도외시한채 추진하다가는 졸속으로 귀결되기 쉽다. 금융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재정의 규모가 엄청나도 이미 시작한 일인 바에야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털어놓고 협조를 구하는 것이 옳다. 또기업 스스로도 오늘의 경제위기를 불러온 장본인으로서 결자해지(結者解之)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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