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침몰하는 지역경제 주택건설 절반 좌초

IMF의 그늘은 지역 경제계에도 혹독한 구조조정을 강요했다.

지난해 12월3일 IMF 협정서가 체결된 후 대구지역에서는 무려 1천4백여개의 업체가 도산했다. 이는 1년전 같은기간 6백81개사보다 무려 2백14%나 늘어난 수치다.

△섬유.기계업

섬유산업은 고환율에 힘입어 수출경쟁력을 어느 정도 회복, 수출물량이 늘었지만 덤핑수출로 인한 채산성 악화때문에 1/4분기 수출실적이 지난해보다 12.7% 감소한 13억5백만달러에그쳤다.

게다가 동남아 지역에 대한 수출이 큰 폭으로 감소하면서 6.7월의 수출주문은 거의 끊긴 상태이고 하반기에 접어들면 구조조정의 태풍이 휘몰아칠 전망이다.

섬유와 함께 지역의 주요 산업인 기계.금속업종도 살얼음판을 걷고있다. 특히 자동차 내수부진의 여파로 자동차 부품업은 휴업과 조업단축을 반복하며 나날이 가동률이 떨어지고 있다.지역 중소기업의 가동률은 60%안팎을 오르내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실제 가동률은 이보다 훨씬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택건설업

전국 최고의 명성을 자랑하던 청구, 보성이 부도를 내는등 업체들의 절반가까이가 좌초할정도로 엄청난 홍역을 치르고 있다.

한때 30대 그룹에 진입했던 청구는 지난해 12월말 자금난끝에 화의를 신청했지만 기각됨에따라 법정관리로 선회, 재산보전처분 결정을 받은 상태이다.

보성도 지난 1월 화의를 신청한뒤 최근 화의개시결정을 받아 공사를 재개했으나 주택건설경기의 장기침체로 어려움을 겪고있다.

창신, 제림, 삼우건설 등 지역 후발업체들도 법정관리를 통해 법원의 심판을 기다리고 있다.살아남은 기업들도 살얼음판을 걷기는 마찬가지다. 우방과 화성산업은 각 1천1백억원, 8백억원의 협조융자 신세를 져야했다. 최악의 부동산경기 침체, 중도금납부 중단, 금융대출 중단등 악재가 겹쳐 다양한 자구책을 모색하고있다.

△금융업

IMF 6개월 동안 지역 금융계에서는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대격변을 겪었다.

대구.경일 등 2개 종금사가 문을 닫았으며, 살아남은 영남종금도 내년 6월까지 BIS 자기자본비율 8% 달성을 위해 총 8백50억원을 증자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안고있다.대구.대동은행은 정부의 금융산업 구조조정 방침에 따라 독자존립, 합병등 여러 갈래의 길속에서 혼돈 상황을 겪고있으며 리스.보험업계도 마찬가지 형편이다.

△ 구조조정

정리해고, 명예퇴직, 급여삭감, 조직축소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도 일상화된 풍속도가 됐다.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인건비 경상비 절감 정도에 그칠뿐 계열사 매각등 근본적인 구조조정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있다. 팔려고 내놓아도 사려는 이가 없기 때문.

이런 가운데 은행들은 부실기업판정위원회를 통해 퇴출대상 대기업을 선정, 이번 주말이나내주초 발표할 예정이다. 현재 대구지역에서는 5~7개의 기업이 은행 최종판정을 기다리고있다.

대기업에 대한 부실판정이 끝나는대로 은행들은 중소기업에 대한 평가작업에 착수할 것으로보인다. 우량중소기업 발굴 육성을 기치로 하고있지만 최하위 등급으로 분류된 중소기업은퇴출될 수밖에 없어 지역 경제계에 구조조정 바람이 거세게 휘몰아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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