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컬렉터들 소장미술품 내놓는다

작품 소장가들이 IMF로 인한 자금회전난을 위해 낮은 가격에도 소장품들을 되팔려고 화랑에 내놓는 경우가 늘고 있다.

대구 화랑가에 따르면 최근들어 경영난으로 소장미술품들을 팔고 싶다는 컬렉터들의 문의가잇따르는 추세다. 과거 호경기때 사두었던 미술품을 돈가뭄으로 목이 타는 요즘 자금회전을위해 되팔겠다는것.

대구 ㄷ갤러리에서 열린 유명작가 작품 50~75% 할인전에 나온 2백여점의 작품들중 절반정도는 실제로는 경북지역의 한 소장가가 내놓은 작품들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술품 수집경력 20여년에 1천여점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이 컬렉터는 최근 경영난때문에 부득불 소장품들을 헐값에나마 팔수 밖에 없게 됐다는 것이다.

이 할인전을 실질적으로 주관한 이경미씨(전 단공갤러리대표)는 미술품 수집 10년내외의 소장가 3~4명이 소장품을 팔아줄 것을 부탁해왔다고 밝혔다. 최소 30점에서 1백점이상의 미술품들을 소장하고 있는 이들 중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은 자금회전에 쫓겨 급매를 호소하는가하면 어떤 컬렉터는 경기침체로 집의 규모를 줄이는 바람에 작품보관 장소가 부족해 소장품을 줄일 수 밖에 없게 됐다는것.

서울지역 모 컬렉터의 경우 특정 유명작가의 작품들로만 전시회 한번 할 정도 분량의 수집품들을 팔겠다고 내놓아 대구의 ㄷ화랑이 구입의사가 있는 한 컬렉터와의 연결을 추진하고있다.

소장품을 되팔겠다는 컬렉터들중엔 구입가의 절반도 안되는 가격에라도 팔겠다고 하는가하면 심지어 주는대로 받겠다는 경우도 있어 컬렉터들이 겪는 IMF 찬바람을 피부로 느끼게하고 있다.

미술관계자들은 헐값에라도 소장품을 내놓을 수 밖에 없는 컬렉터들의 고충은 이해하지만한편 IMF한파이후 미술품가격이 뒤죽박죽된 미술시장에 또하나의 혼란이 더해지지나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全敬玉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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