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업체 필요한 인력 연중 수시채용

대졸 취업준비생 박모씨(27)는 도서관에서 공부를 마치고 돌아오면 컴퓨터부터 켠다. PC통신 취업란을 검색하려는 것. 하루에 20~30건씩 채용정보가 올라온다. 이들 가운데 박씨가 희망하는 직종이나 임금, 조건이 맞아떨어지는 정보는 1주일에 1건 정도. 전화번호를 적어둔뒤 다음날 채용여부를 확인하고 이력서를 보내기도 한다. 1, 2명 뽑는 업체가 대부분이다보니 취업은 생각처럼 쉽지않다. PC통신 검색은 채용정보뿐 아니라 업체의 구인동향을 파악하는데도 큰 도움이 된다. 어떤 자격증을 선호한다거나 영어실력은 어느 정도라야 한다거나어떤 직종의 채용이 늘고있다거나 등등.

박씨는 대구인력은행에 구직등록을 하고 이틀에 한번 정도 확인 전화를 하고 있다. 그날그날 들어온 최신 채용정보를 자신의 조건에 맞춰 소개해 준다. 가만히 앉아있으면 놓칠 정보들을 전화 한통이면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다.

도서관 붙박이 취업준비생들의 시대는 끝났다. 예전같으면 취업하고픈 대기업이나 공기업시험날짜를 기다리며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공부만 하면 그만이었다. 하지만 IMF 이후 취업환경은 급변하고 있다. 대기업, 공기업은 물론 공무원도 채용여부가 불투명해졌다. 대신 업체들마다 그때그때 필요한 인력을 수시채용하는 경우가 늘고있다. 취업난이 극심한데다 PC통신, 인터넷, 인력은행처럼 구인정보를 공개할 여건이 좋아졌기 때문에 사람구하기는 어느때보다 쉬워졌다. 취업준비기간이 따로 있을 수 없고 공채시기는 더더욱 옛말이 됐다.PC통신 천리안은 'GO TJOB', 하이텔은 'GO JOBTO', 나우누리는 'GO JOB', 유니텔은'GO WORK' 또는 'GO JOBCENTER'를 입력하면 싱싱한 취업정보를 볼 수 있다. 다만 일부 취업정보제공업체의 경우 정보이용료만 비싸고 내용은 별볼일 없는 경우가 많아 조심해야 한다. 인터넷은 노동부 홈페이지(http://www.molab.go.kr)로 가면 기업체 또는 취업정보제공업체별 구인정보는 물론 노동관서나 인력은행이 접수한 지역별 구인정보도 검색할 수있다.

최근에는 외국계 기업들이 PC통신을 이용해 신규인력을 채용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있다.PC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채용공고를 내는 외국계 회사는 매일 40~50개사에 이른다. 대부분 정보통신 관련업체들이다. 지난달 연구직 채용공고를 낸 모토롤라반도체통신의 경우 1백명 모집에 1천여명으로부터 원서를 받기도 했다.

대구인력은행에 구직등록을 하는 사람은 매달 2천명 정도. 하지만 구직등록만 하고 가만히앉아 기다려선 결코 취업문은 열리지 않는다. 꾸준히 상담원에게 전화연락을 취하고 자신의적성이나 조건에 맞는 업체를 찾아야 한다. 인력은행을 통한 채용은 대부분 면접과 서류심사를 통한 즉석채용이다. 구인신청을 하는 업체 10곳 가운데 9곳이 1~2명을 채용하기 때문에 빨리 정보를 얻은 사람이 그만큼 유리하다. 3일 하루 대구인력은행에 접수된 사무직과준전문직 구인업체만 17곳에 이르렀다.

대구지방노동청 관계자는 "앉아서 공채공고를 기다리던 시절은 지나갔다"며 "꼼꼼한 취업시험 준비보다 재빠른 채용정보 확인이 오히려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金秀用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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