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빅뱅'이 사실상 시작됐다. 현재 은행권 구조조정에 대한 정부 당국의 진의는 명확히드러나지 않고 소문만 무성한 상태. 합병설 난무에 따른 은행권 동요와 예금인출 조짐 등예금자 불안도 높아지고있다. 그러나 금융감독위원회는 은행간 자발적 합병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감자(減資)·합병명령을 통해 은행짝짓기를 적극 유도해 '빅뱅'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금감위는 후발 우량은행간 1차합병을 유도한뒤 대형 시중은행을 2차합병시키는 한편 후발및 지역소재 부실은행을 국민·기업 등 정부지분이 많은 은행에 흡수시키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피합병후보로는 BIS자기자본비율이 8%가 안되는 조흥, 상업, 한일, 충청, 경기, 동화, 동남,대동, 평화, 충북 등 10개 은행. 외환은행과 강원은행도 BIS 8% 미달은행이지만 외환은행은독일 코메르츠은행의 자본참여를 성사시켰고 강원은행은 현대종금과의 합병을 선언했기 때문에 각각 합병 대상에서 제외됐다.
합병을 주도할 은행으로서는 신한, 한미, 국민, 주택은행 등이 꼽히고있다. 이중 신한은행은정부당국으로부터 은행권 구조조정을 주도해달라는 요청에 따라 현재 선발시중은행을 중심으로 피합병 대상을 물색중인것으로 알려졌다.
후발우량은행인 하나은행과 보람은행이 합병해 자산규모 40조원 규모의 초대형 선도은행화한다는 시나리오도 나오고있다. 하나은행의 경우 공식적으로 합병 추진을 부인했으나 보람은행은 이에 적극적인 자세다.
상업은행의 경우 2~3개 지방소재 우량은행을 흡수합병하겠다고 밝혔다가 해당은행으로부터강한 반발을 받고 취소하기도했다. 이는 조흥,한일은행과의 합병설이 나온후 상업은행이 지방은행과 협의도 없이 합병설을 발표한데 따른 해프닝. 그만큼 은행권에서는 자발적으로 합병에 나서지 않고는 먹힐수 밖에 없다는 위기감이 고조돼 있다는 반증이다.
정부가 기대하는 은행권 구조조정의 핵심은 시중은행의 합병인것으로 관측되고있다. 이와관련 금감위 고위관계자는 4일 "지방은행간 합병이나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의 합병 등은 실현가능성을 떠나 합병시너지 효과도 의문시된다"며 "최근 지역중심은행, 중소기업중심은행, 지방중심 전국은행등 용어가 나오고있으나 이는 관련 은행들의 희망사항에 불과할뿐 은행권재편 차원에서는 큰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을 비롯한 지방은행들은 지역은행으로 특화해 독자생존한다는 전략을 추구하고있다. 대형시중은행과의 합병은 어차피 흡수합병이 돼 간판을 내릴수 밖에 없어 향후 대형시중은행의 무책임한 인수·합병 추진 발표에는 공동 대응키로 했다.
대구은행은 지방은행중 가장 우량한 경영상태를 보이고 있는만큼 합병론에 오르내리는것 자체에 대해 못마땅한 반응을 보이고있다. 설사 합병이 불가피하더라도 합병 주체가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경우 합병 파트너로 △부산·경남 지역은행 △대구·경북이 아닌 다른지방은행 등이 고려되고있다.
그러나 대동은행과의 합병은 △거래업체 및 거래점포 중복에 따른 합병시너지가 적고 △지역금융시장의 급격한 혼란 등 부작용이 커 최후의 시나리오라는게 대구은행측의 입장이다.대구·대동, 경남·동남은행 등 지방소재은행간의 권역별 합병은 은행 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데다 대규모 자금지원을 전제로 하고있어, 부실은행 합병시 일절 자금지원을않는다는 정부방침에 비춰볼때 실현가능성이 희박하다.
대동은행도 독자존립 기대감을 버리지 않고있다. 자민련 등 정치권의 정치적 배려를 기다리고있는 상태. 그러나 최근들어서는 동남,대구은행과 접촉한데 이어 내주중 2개 시중은행을방문해 합병의사를 타진하기로 하는등 활발한 물밑작업도 벌이고있다.
대동은행은 만약 합병할수 밖에 없다면 최상의 파트너로 같은 중소기업전담은행인 동남은행을 꼽고있다. 거래업체가 중복되지 않는데다 합병에 따른 영업구역 확대와 제2중소기업 전문은행화 등의 메리트가 있다는 것이다. 정부로부터 1조5천억원의 출자약속을 받은 기업은행의 대동·동남은행 인수도 정부가 택할수 있는 가장 부담이 적은 시나리오로 끈질기게 거론되고있다.
〈金海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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