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대통령 미국서 무슨얘기 할까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방미기간동안 행할 수많은 연설과 대화의 골자는 무엇일까.청와대비서실측이 준비한 자료를 보면 큰 줄기는 잡혀있는 듯하다. 과거 목숨까지도 구해준정치적 후견인인 미국에 대한 고마움을 표시하는 한편 또 한국은 앞으로 미국의 국가철학과같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철저히 병행시킬 것을 약속할 예정이다.

여기서 개발독재의 기초가 된 '아시아적 가치'를 혹독히 비판한다. 이어 현재 국난의 위기를극복하는데 미국의 지원이 절실하다는 게 주내용이다. 물론 동북아 평화와 안정을 위한 양국의 우호관계 재확인은 기본메뉴다.

일종의 경제지원 호소의 성격이 강한 방미인 셈이다. 이같은 내용은 10일 상하 양원합동회의연설에서 총정리된다.

6일 국제인권연맹 인권상수상연설에서 "그동안 인권을 위해 싸워 왔으며 또 나의 목숨을 구해주고 안식처까지 제공해 주었던 미국인 여러분을 나는 잊지않고 있다"는 감사말을 한다.9일 국빈만찬답사에서도 마찬가지다.

또 경제건설을 위해 인권이나 민주주의가 희생될 수 밖에 없다는 '아시아적 가치'를 비난하면서 이로 인해 아시아경제가 침몰했음을 지적한다.

다음은 미국의 지원요청이다. 11일 IMF및 IBRD총재 초청오찬에서는 한국의 경제개혁노력을 설명하고 향후 경제개혁을 위한 협조를 당부한다. 8일 뉴욕증권거래소주최 연설에서도한국투자의 가치를 역설할 계획이다.

8일 아시아협회,한국협회,미외교협회공동주최 연설에서는 "한국이 지금 경제적 고난속에 고통받고 있는 이때에 미국이 더 한층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투자해주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달한다. 10일 미상공회의소주최 연설에서는 "이처럼 짧은 기간내에 투자자유화조치를 단행한 나라는 없다고 자부한다"면서 대한 투자유치노력을 소개한다.

12일 실리콘밸리 방문과 스탠퍼드대총장 초청연설에서는 "미국의 대기업들이 20만명이상의실업자를 내고 있는 기간에 벤처기업들은 1백만개이상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었다"고 전제,"한국은 이러한 미국의 경험을 대단히 소중하게 생각한다"면서 대한투자 확대를 요청한다.9일 국빈공식환영식에서는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양국의 국가철학을 상기시킨뒤 "어려울때의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는 말이 새삼 생각난다"면서 역시 한국지원을 호소한다. 이날 저녁 국빈만찬 답사에서는 "나는 우리 한국국민의 저력이 다시 한번 세계를 놀라게 할 것이라고 굳게 믿고 미국의 지원이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한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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