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국 '지식인 문화' 현주소 점검

IMF의 압력이 사회전반에 걸쳐 전대미문의 구조조정을 강요하고 있어 너나 없이 '위기'를절감하고 있는 때 지식인들은 어떻게 이 위기를 받아들이고 있으며 그 대응 양상은 어떠한가.

계간 '현대사상'의 특별증간호로 발간된 '1998 지식인 리포트'(민음사 펴냄)는 인문학과 그주변 문제에 대한 지식인들의 고민을 통해 우리 사회의 '위기 담론'을 조명하고 있다.'위기 담론'이 폭증하는 시점에 무엇이 위기이고 또 무엇의 위기인가를 따져봄으로써 지금우리 사회에 만연하는, '자신의 기득권을 천세만세 이어가기' 위해 '모든 위기를 하나의 위기로 덮어버리'려는 '사악한 의도'를 밝혀내겠다는 것이 이 책의 기획의도다.

세 부분으로 구성된 책은 잡지 형식으로 편집돼 1부는 '한국지식인, 무엇을 생각하는가'를주제로 한 권두좌담으로 꾸몄고 2부는 '대학사회의 내면 풍경과 혁신을 위한 진단', 3부는 '시대의 변화와 지식인의 성찰'이라는 제목 아래 아카데미즘내부의 자기성찰의 목소리를 담았다.

'한국 지식인 문화의 현주소를 점검하고 향후 진로를 전망하고자 하는 의도'에서 기획된 권두좌담에는 '아웃사이더 지식인들'인 저널리스트 고종석씨, 소장 철학자 김영민씨(전주 한일대교수), 소설가 복거일씨가 참여했다.

이들은 최근 한국 지식인사회의 위기, 특히 '인문학의 위기'가 안일한 교수사회와 정실주의,자의식이 없는 글쓰기 태도, 사상과 지식의 식민화 등에 있다고 지적하면서 글로벌시대 지식인 문화의 미래를 그려보이고 있다.

한국 지식인사회와 관련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지식인의 아카데미화 현상. 교육산업 특히대학이 기업화되면서 모든 지식인이 대학이라는 제도에 흡수되어 대학에 속해 있지 않으면공적 토론에 참여할 길이 없을 정도가 됐다. 이런 대학사회의 치부를 대학내부의 아카데미션들이 2부와 3부에서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소장 사회학자 김찬호씨는 '교육, 지성, 시민적 공공성'에서 '바깥의 것들에 휩쓸려온' 대학의 역사를 비판적으로 조망하면서 대학이 '합리화와 인간화, 그 촉매로서의 시민적 공공성을 구축하는 것'을 교육의 소임으로 삼아야 함을 강조했고 법학자 박홍규교수(영남대)는 '자유·자치·자연- 새로운 대안을 모색하며'에서 '천박한 학문과 만성 위기증'을 분석·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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