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17일 의원 합숙토론회는 여권의 정계개편 및 후반기 국회 원구성 지연에 맞서 '전의(戰意)'를 다지며 당력을 결집시키는 자리였다.
당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이날 여권의 움직임을 '반민주적, 반의회주의적 폭거'라고 규정짓고, 국회농성을 포함한 모든 원내외 투쟁을 검토하기로 했다.
조순(趙淳)총재는 인사말에서 "여당은 아직도 야당체질을 벗어나지 못하고, 우리 당소속 의원과 기초단체장, 당원 빼가기를 통해 7.21 재.보선에 영향을 주려 하고 있다"며 "이같은 야당파괴행위에 대해 단호히 대처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회창(李會昌)명예총재는 격려사를 통해 "이번 재.보선에서 한두석을 더 얻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며 "이보다 현재 동료의원들의 탈당을 막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해 우회적으로 당권파의 보선출마 압박에 대응논리를 폈다.
뒤이어 서청원(徐淸源)사무총장은 "여권은 현재 6.4 지방선거 이후 우리 당의 당선자에대한무자비한 편파수사를 자행하고 있다"고 비난했으며, 하순봉(河舜鳳)원내총무는 "김대중(金大中)정권의 후안무치한 국정파행과 반의회주의적 폭거에 맞서 우리 당 의원들은 온 몸을던져강력히 항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정형근(鄭亨根)정세분석위원장은 보고를 통해 국민회의의 전략을 △의원 빼내가기를 통한 야대(野大) 파괴와 후반기 국회직 독식(1단계) △국민회의 자민련의 독자적 당세확장을통한 영.호남, 충청 지역연합 구축(2단계) △내각제 파기를 통한 호남장기집권 도모(3단계)라고 분석한 뒤 "당의 구심점과 정체성을 확립해 안정희구 세력인 중산층의 지지를 끌어내반드시 7월 재.보선에서 승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소속 의원 1백48명 가운데 외국출장중인 김태호(金泰鎬) 현경대(玄敬大)황성균(黃性均) 이재명(李在明) 박성범(朴成範) 노승우(盧承禹) 임진출(林鎭出)의원, 와병중인 최형우(崔炯佑) 조중연(趙重衍)의원, 그리고 개인사정이 있는 김수한(金守漢) 김명윤(金命潤) 강삼재(姜三載) 이응선(李應善) 이미경(李美卿) 이수인(李壽仁)의원 등 15명을 제외한 1백33명이 참석했다.
특히 탈당설이 나돌고 있는 의원들은 모두 참석했다.
소속의원들을 2개 상임위별로 묶어, 총 7개반으로 분리 진행된 분임토의는 약 2시간동안 당체질 개선방안과 대여(對與) 투쟁방안, 국회 대책 등이 집중 논의됐다.
특히 일부 토의반에서는 내각제 개헌문제도 전향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돼 관심을 모았다.
또 당의 면모를 일신하기 위해 당명을 바꾸고 지도부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한 의원도 상당수에 달했으나, 이회창 명예총재를 비롯한 당지도부의 '7.21 재.보선' 출마문제에 대해선토의반별로 의견이 엇갈리는 등 조율에 진통을 겪었다.
권익현(權翊鉉) 정재문(鄭在文) 박관용(朴寬用) 강재섭(姜在涉) 유흥수(柳興洙)의원 등은 당체제 정비를 위해 당명을 바꿀필요가 있으며 당무회의와 정책위 등 당기구를 조속히 정상화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중재(李重載) 제정구(諸廷坵) 안택수(安澤秀)의원 등은 내각제 개헌문제에 대해 기존당론에 너무얽매일 필요가 없으며 정강정책의 변화를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밝히는등 내각제 개헌문제를 공식 제기했다.
이에 앞서 '국회활성화를 통한 정국주도 방안'을 주제로 한 토론회에서 김형오(金炯旿)의원은 "김대중정부는 국민들을 직접 상대하는 민중주의 정치를 하고 있어 조만간 민중주의 대의회주의의 갈등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택수의원은 "우리는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 추종세력과 민주당 출신인 조총재가 당의 전면에 나서는 어정쩡한 정체성으로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패배를 자초했다"고 당지도부를 정면 비판했다.
댓글 많은 뉴스
나경원 "李 장남 결혼, 비공개라며 계좌는 왜?…위선·기만"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대통령실 "국민추천제, 7만4천건 접수"…장·차관 추천 오늘 마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