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린턴 미대통령 25일 방중-미국입장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오는 25일부터 9일간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번 중국방문에서 시안(西安),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구이린(桂林),홍콩(香港) 등 5대 도시를 차례로 순방하며, 특히 베이징에서는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특히 지난해 장 주석의 미국방문에 대한 답방형식의 이번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은 오는 21세기를 앞두고 미·중 두나라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열어나가는 계기가 될 것으로기대된다. 또한 지난 89년 톈안먼(天安門)사건 이후 냉각된 미·중관계를 복원하는 분수령이될 것으로 예상된다.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두고 미국과 중국의 입장을 점검해본다.

〈편집자주〉

취임후 처음으로 중국땅을 밟게 되는 클린턴 대통령의 중국에 대한 협력정책 추진은 최근들어 미국내외로부터 강력한 제동을 받고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우선 국내적으로 공화당은 클린턴 대통령이 중국으로부터 정치헌금을 받는 대가로 대중 위성수출을 허용, "미국을 겨냥할 수도 있는 중국 핵미사일의 정확성을 높여주는데 기여했다"는 공세를 펴고 있다.

또한 지난 96년 미대통령선거에 중국 정부가 조직적으로 자금을 투입, 민주당인사들의 당선에 개입하는 등 미국선거에 영향력을 미치려했다는 '차이나 커넥션'에 대한 조사도 계속되고 있다.

나아가 중국의 인권상황도 북경정부와 협력관계를 모색하려는 클린턴 대통령의 발목을 잡고있다.

공화당과 미국내 인권단체들은 중국정부의 티베트 분리독립운동 탄압, 정치범 학대, 종교자유 탄압 등을 문제삼으며 이에 대한 확실한 개선조치가 없이는 중국과의 협력을 중단해야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이 이번 방중기간중 중국 민주주의의 '성지'인 톈안먼 광장에서 열리는 공식환영식에 참석해서는 안된다는 견해가 만만치않은 것은 미국 보수세력의 중국에 대한 시각을 반영해 주고 있다.

이와 함께 중국은 최근 국제사회의 반대에도 불구, 전격적인 핵실험에 성공한 파키스탄에무기를 제공해온 혐의를 받고 있어 이래저래 미·중 협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려는 클린턴대통령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하지만 클린턴 행정부는 냉전시대 종식 이후 새로운 세계질서하에서 미국만이 전세계 문제를 떠안을 수 없다는 인식 아래 제3세계 국가들에게 커다란 영향력을 갖고 있는 중국과의전략적 협조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는 최근 인도-파키스탄이 연쇄적으로 핵실험을 실시, 국제적인 핵실험금지 노력에 찬물을끼얹었을 당시 미행정부 관계자들이 중국과의 협조 필요성을 강조한데서도 잘 드러나고 있다.

미 국무부의 스탠리 로스 동아태차관보는 미·중 전략적 협력과 관련, "이는 오늘날 전세계적, 지역적 문제들이 미·중 양국간의 협력없이는 해결될 수 없다는 전제에 입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동북아의 경우만 하더라도 중국이 "한반도 문제는 남북한 직접대화에 의해 해결되어야 한다"면서 미국과 정책기조를 공감하고 있기 때문에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발생한 북한 잠수정 사건과 관련, 미국무부는 "이번 사건은 남북한간의 심각한 긴장상태를 상기시켜 주는 것"이라면서 이번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긴장완화가 주요 의제로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클린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또한 아시아 경제위기 및 미·중 양국간 투자및 교역확대라는점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은 강주석과의 정상회담에서 "아시아 경제위기를 조속히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국 정부가 위안(元)화 평가절하를 계속 자제해 주어야 한다"는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점들을 감안할 때 클린턴 대통령의 이번 방중은 한국의 경제회복과 남북한 화해노력에도 적지않은 영향을 미치는 여정이 될 것 같다.

(워싱턴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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