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냉면집 창업 정일수씨

봉급쟁이 생활을 청산한지 1년6개월만에 냉면집 사장 겸 주방장으로 변신한 정일수씨(32·대구시 중구 봉산동 '한솔면타운'). 96년말 '이 길은 아니다'라는 생각에 세진컴퓨터 대구지점 판매영업 총괄팀장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냉면집을 차리기로 결심할 당시 정씨가 갖고 있던 요리실력이라곤 '라면 끓이기'가 전부. 하지만 일단 결심한 일을 어렵다는 이유로 포기할순 없었다.

"넉달동안 어깨넘어로 냉면육수 만드는 법을 배웠죠. 대구, 서울을 오가며 이름난 냉면집 수십여곳을 찾아다니며 시식도 해봤습니다"

지난 해 5월 가게를 얻었지만 간판만 건 채 문을 열진 않았다. 손님상에 올릴 육수맛이 썩내키지 않았던 까닭.

'가게를 열어놓고 왜 장사를 하지 않느냐'는 주위 사람들의 수군거림이 이어졌지만 한달간5말들이로 13통의 육수를 내다버렸다. 체인점 가입권유를 뿌리친데 대한 후회도 들었다."새벽녘 시장에 직접 나가 재료를 골랐습니다. 한달 정도 씨름하다보니 원하는 맛이 나오더군요"

드디어 손님들이 모여들기 시작했다. 부근 화방골목이 정씨 가게의 단골.

가게 앞이 지하철공사 구역인데다 IMF여파가 닥쳐 장사가 지난 해보다는 못하다는 정씨. 4평 남짓한 좁은 가게지만 그 속에서 정씨는 냉면에 관한 한 최고전문가라는 자부심을 키우고 있다.

〈崔敬喆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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