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고질라' 까불고 있어...우리가 원조야

-한국 '용가리'

지난 5월 칸국제영화시장에서 한국영화사상 유례없는 프리세일 실적을 올려 관심을 모은 심형래 제작.감독의 SF공룡영화 '용가리'는 미국의 '고질라'에 맞서는 한국판 야심작.한국영화사상 가장 제작비가 비싼 70억원을 들여 80m 길이의 공룡뼈, 1억원짜리 로봇 공룡,1천여명의 엑스트라를 출연시킨 대작이다. 67년작 한국영화 '용가리'의 리메이크작품으로 지구를 멸망시키려는 괴수 용가리에 맞서 싸우는 과학자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한 과학자가세상에 알려지지 않은 새로운 공룡화석의 발굴에 나서면서 지구적 재앙이 시작된다. 이 공룡은 몸집이 티라노사우루스의 20배나 되는 거대한 종.

세계시장을 겨냥해 미국인 배우를 기용, 대사도 영어를 사용한다. 영화속의 미니어처, 3차원영상 등 SF기술은 순수 국산. 오는 10월 밀라노영화시장에서 첫선을 보이며 12월 국내 개봉 예정이다.

-북한 '불가사리'

내달 일본 10여개 도시에서 개봉되는 '북한판 고질라' 영화인 '불가사리'는 70년대말 북한으로 납치된 신상옥감독이 김정일을 위해 만든 영화중 하나. 85년작으로 이듬해 개봉 예정이었으나 신감독이 부인 최은희씨와 함께 서방으로 탈출, 북한으로부터 국내외 상영금지령이 내려졌다 해금된 작품이다.

'불가사리'는 쇠붙이를 먹는 괴물에 대한 한국전설에서 줄거리를 따 인정있는 괴물로 그려진다. 쇠붙이 그릇을 병기제조용으로 바치라는 군의 명령을 거부한 대장장이가 밥으로 빚어만든 인형으로 태어났으나 자라면서 괴물로 둔갑, 대장장이의 딸을 사랑하게 된다는 내용.군인들과 싸워 농민을 보호하는 불가사리는 그러나 쇠붙이로 된 가재도구를 대량으로 먹어치우는 바람에 갈수록 주민들의 짐이 된다. 이런 걱정을 덜어주기 위해 대장장이의 딸은 괴물이 먹으려는 징속으로 숨어들어 괴물에게 사라져달라고 간청, 마침내 불가사리는 큰 울음소리와 함께 산산조각 난다는 이야기.

-일본 '고지라'

괴물 '고질라'의 원산지는 일본. 미국이 남태평양 비키니환초에서 수소폭탄실험을 강행한 54년말 일본의 도호(東寶)영화사가 '고지라'(Gojira.감독 혼다 이노시로)라는 괴물을 처음 등장시켰다.

원폭의 엄청난 파괴력을 직접 경험한 일본인들로부터 열광적인 인기를 끈 '고지라'는 '고질라의 역습' '고질라 대 모스라' 등 15편이 넘는 속편으로 이어졌다. '일본판 고질라'로 불리는 만화영화 '포케몬'의 인기도 하늘을 찌르고 있다. 미국의 컬럼비아트라이스타는 할리우드산 '고질라'를 만들기위해 도호측에 1백만달러 이상의 대가를 지불해야했다.

일본판 원조 '고지라'는 미국판과 달리 도로를 질주하거나 공중으로 솟구치지 못한다. 사람이 탈을 뒤집어쓰고 움직이기 때문에 어기적어기적 움직이며 건물을 발로 차고 불을 내뿜는정도다. 알을 낳기 위해 두려움에 몸부림치는 모성본능을 살린 미국판 '고질라'에 반해 일본판은 무자비한 괴수 그 자체를 부각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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