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올 하반기 부동산경기 전망 엇갈려

최고 4천만원까지 중도금 대출, 예금보호 범위 축소를 골자로 한 개정 예금자보호법 시행 등 부동산·금융관련 정책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특히 중도금 대출 신청은 실수요자들이 몰려 6일 조기 마감되는 등 벌써부터 시중에서는 부동산경기 활성화를 낙관하는 견해가 나돌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아직은 바닥권을 뒤엎기는 어렵다는 비관적인 시각도 만만찮다. 하반기부동산경기를 진단해 본다.

▨낙관론

지역 부동산업계에서는 △실수요자 중심의 정부 부동산 경기부양책 △금융투자 메리트 상실 △금리인하 △부동산시장 불안심리 해소 등으로 부동산경기가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 설득력있게 나돌고 있다.

이달들어 개미군단인 소액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소형부동산 매매가 본격화되고 있다는 것.대구시 수성구 범어동 베스트부동산 정대협 대표는 "도시인근의 투자가치가 높은 땅, 농지 등 5천만원이하의 매물은 거래가 이미 정상화됐다"며 "그동안 금융시장으로 몰렸던 여유자금이 서서히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아파트의 경우 시세를 교란시켜온 급매물이 거의 소진, 소형아파트를 중심으로 정상적인 거래가이뤄지고 있는것도 경기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이들 업자들은 예금보호 범위 축소를 골자로한 개정 예금자보호법이 시행되는 8월이후에는 상당한 시중자금이 부동산시장으로 유입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시중자금은 금융과 부동산등 양 축을 중심으로 이동해왔기 때문에 금융시장이 불안하면 이들 자금이 부동산으로 몰릴 수밖에 없다는 논리이다.

이와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8월이후 부동산시장 흐름을 주도하는 대형부동산을 중심으로 시중여유자금이 몰릴 것으로 본다"며 "가을쯤 지역 부동산시장은 상당히 회복될 것"이라고 전망했다.▨비관론

부동산이 원가이하(투자액)로 거래되는 시세역전현상이 해소되지 않고는 경기활성화를 섣불리 기대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세명부동산 정용 대표는 "아파트의 경우 거래가가 분양가보다 낮은 시세역전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며 "최소한 시세가 분양가보다 높아야 시중자금이 부동산에 유입된다"고 밝혔다.서울 등 수도권의 경우 시세가 폭락했지만 분양가보다는 높게 형성되기 때문에 실수요자가 중도금 대출을 받아 신규아파트를 구입할 메리트가 남아 있다.

그러나 대구의 경우 시세가 분양가보다 낮은 상황에서 실수요자들이 굳이 중도금대출을 받아 이자까지 부담하면서 신규아파트를 구입할 이유가 없다는 것.

실제 정부의 중도금 대출은 실수요자들의 인기를 끌었지만 대출신청자 대부분이 종전에 아파트를분양받은 사람들이며 미분양아파트를 포함한 신규 아파트 분양자들은 거의 없었다는 것.정씨는 "기존 부동산소유자들도 매매를 통해 이익을 남겨야 한다"며 "투자에는 반드시 이익이 뒤따라야 부동산거래가 활발해진다"고 말했다.

거래가가 원가이하에서 형성되는 상가 등 토지등도 상황은 마찬가지. 이 때문에 관망현상이 상당기간 지속될것으로 보고있다.

이들은 또 개정 예금자보호법에 따른 시중자금의 부동산 유입 가능성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소형매물은 어느 정도 거래가 일겠지만 대형부동산의 경우 거래가 이뤄지기 힘들다는 반응.업계 한 관계자는 "IMF한파로 여유자금을 가지고 있는 중산층이 무너져 가수요현상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라며 "금융권 및 기업들이 구조조정이 마무리되고 경기불안이 다소 해소되는 내년이후에나 부동산경기활성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밝혔다.

〈李鍾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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