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北 무장간첩 시체 발견-밝혀야 할 의문점

12일 오전 강원도 동해시 묵호동 바닷가에서 무장간첩 시신 1구가 발견되면서 불거진 무장간첩 침투사건을 둘러싼 베일이 중앙합동신문조의 조사가 진행됨에 따라 한꺼풀씩 벗겨지고있다.

합신조의 중간조사 결과를 토대로 무장간첩 사체를 둘러싼 의혹들을 짚어본다.△침투중이었나 아니면 복귀중이었나.

이에 대한 궁금증은 무선장비와 무기류, 비상식량 등 각종 유류품이 방수용 비닐에 싸인 채전혀 개봉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일찍감치 침투쪽으로 결론이 났다.

△침투간첩의 소속과 침투목적은.

군 당국은 숨진 간첩이 체코제 기관권총과 사각수류탄을 휴대한 점으로 미뤄 노동당 작전부소속인 것으로 추정했다.

이같은 추정은 지난달 22일 속초 앞바다로 침투했던 잠수정에서도 체코제 기관권총 등이 발견됐 듯 이들 무기는 노동당 작전부 요원들만이 사용한다는 데 근거한다.

지난 96년 9월 강릉 앞바다로 상어급 잠수정을 타고 침투했던 26명의 무장공비들은 인민무력부 정찰국 해상처 소속으로 체코제 권총이 아닌 TT권총을 휴대하고 있었다.

침투목적에 관한 의혹을 해소하는 데는 속초 앞바다로 침투했던 무장공비들이 갖고 있던 편지가 실마리가 되고 있다. 군 당국은 당시 발견됐던 편지에 정권수립 50주년이 되는 오는 9·9절을 기념, 충성의 보고를 올리겠다는 내용이 있었던 점을 주목하고 있다.

군 관계자는 이번에 침투한 무장간첩도 속초 침투사건때와 마찬가지로 9·9절을 앞두고 충성용 보고거리를 만들기 위한 모종의 작전을 수행할 목적으로 침투한 것같다고 말했다.△사망간첩은 언제, 어떻게 죽었나.

군 당국은 중간조사 결과 발표에서 발견시점을 기준으로 한 사망추정 시간을 당초의 24~48시간 전에서 24시간전으로 수정하고 11일 오후 11시부터 12일 오전 2시사이에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같은 분석은 입 부근에 묻은 피가 채 응고되지 않았고 시신의 사후강직 현상이 진행되지않은 데 따른 것이다.

군 당국은 사인은 심장마비로 추정했다. 침투 공작원들이 통상적으로 이동경로로 택하는 수심 20~30m 지점에서 오작동 등 불의의 사고로 추진기가 급상승 또는 하강할 경우 수압 차가 생겨 심장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에 바탕을 두고 있다.

어쨌든 13일 부검이 실시되면 정확한 사망시간과 사인은 가려질 전망이다.

△전체 침투인원은 몇명이며 사망간첩의 신분은 무엇일까.

현재로서는 침투인원을 추정할 수 있는 단서가 사망간첩이 발견된 지점에서 7백여m 떨어진곳에 있었던 수중침투용 추진기 밖에 없다.

이 추진기는 운전을 책임지는 추진기수 1명과 안내원 2명, 공작원 2명 등 최대5명이 한꺼번에 이용할 수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추진기수는 추진기 위에 올라타고 나머지 4명은 2명씩양쪽 뒷부분 손잡이를 잡고 이동한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이번에 침투한 간첩이 사망자 1명외에 2~4명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있다.

또 시체로 발견된 간첩은 침투임무 완료후 북한에 송신할 때 쓰는 메모리식 전건(무전기)과미숫가루, 초콜릿 등 비상식량을 소지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 침투조(공작원)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군 당국은 추정했다.

△일당중 나머지는 어떻게 됐을까.

군 당국은 이번에 발견된 간첩처럼 이미 숨진 뒤 물속에 가라앉았거나 육상에 상륙, 은신했을 가능성 등 2가지에 초점을 맞춰 조사중이다.

숨진 뒤 물속에 가라앉았을 것이라는 추정은 통상 수중침투시에는 물위로 떠오르지 않기 위해 납벨트를 맨다는 사실에 근거한다. 이번에발견된 시신도 납벨트를 매고 있었다.육상 침투후 은신했을 것이라는 견해는 추진기를 사용하지 않은 채 공작모선으로 갈 수는없었을 것라는 분석이 뒷받침한다. 군 당국은 잔당의 육상 침투 가능성에 대비, 동해안 일대에서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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