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쁜날 이웃사랑 이런사람 돕습니다-2년째 뇌종양 안성환군

매달 치료비 수백만원 초교생들 모금에 팔걷어

"성환아, 빨리 나아서 권투도 하고 공부도 같이 해야지"

2년전 뇌종양으로 쓰러져 병원에 누워있는 안성환군(12·경북 울진군 원남면 덕신리). 단짝처럼 지내던 서동술군(12)은 성환이의 빈 자리가 그렇게 허전할 수가 없다고 했다. "성환이는 공부도 잘하고 운동도 잘 했어요. 친구들이 모르는 걸 물어보면 잘 가르쳐주고 나랑 권투도 곧잘 했었는데…"

성환군은 지난 96년 10월 갑자기 사시 증세를 보여 병원에 갔다가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성환군이 다니던 울진군 덕신초등학교에서 기능직으로 일하는 아버지 안영구씨(45)가 가까스로 치료비를 마련해 서울 세브란스병원에서 두달간 치료를 받고 병세가 호전된 것도 잠시. 숨골 부근에 달라붙은 암세포를 근원적으로 떼내기가 어려운데다 빠듯한 형편에 매달수백만원씩의 치료비를 마련하기가 불가능해 성환군은 지난해 다리마비 증세를 보이며 다시쓰러지고 말았다.

"옆에서 도와주시는 분들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버티지 못했을 겁니다" 아버지 안영구씨의말처럼 덕신초등학교 학생들이 작은 기적을 만들었다. 전교생이라고 해봐야 고작 45명. 아이들의 고사리손이 돼지저금통을 깨기 시작하면서 학부모, 교직원들이 팔을 걷고 나섰고 교육청은 물론 울진군의 거의 모든 학교에서 성환군을 위해 성금을 거둬 보내오고 있다. 비록지속적으로 항암치료와 방사능치료를 받으려면 2~3개월 병원비에도 미치지 못하는 돈이지만꺼져가는 어린 생명을 지키는 소중한 빛이 되고 있다.

"세번이나 네번 조금씩 혹을 떼내는 어려운 수술을 받으면 성환이도 살 수 있데요. 다음달12일에 다시 서울에 올라가서 수술할지 안 할지를 정해야 한다는데 제발 내 친구 성환이를살려주세요"

덕신초등학교 학생들의 안타까운 호소는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울진·黃利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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