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치원에 다니는 딸아이 덕에 웃을 일도 배울 일도 많은 요즘이다.
얼마전 유치원에서 병원놀이를 했는데 간호사역할을 했다며 모자를 쓰고 와서는 예쁘냐고묻길래 그냥 예쁘다고 하고 지나갔다.
그런데 며칠 후 병원놀이를 하면서 찍은 사진을 갖고 온 것을 보니 의사 복장을 한 사내아이가 앉아 있고 간호사 복장을 한 우리 아이가 책상앞에 서 있는 장면이 있었다. 물론 간호사를 해서는 안된다는 얘기는 아니다.
하지만 지난해 아이가 어린이 집에 다닐 때 병원놀이를 하고와서 얘기한 것도 지금 상황과같아서 그냥 지나 가기엔 뭔가 개운치 않다.
아이에게 의사를 했는지 간호사를 했는지 물으니까 남자는 의사를 하고 여자 아이는 간호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선생님이 단지 남자를 의사, 여자를 간호사로 상황설정한 것을 아이는 여자는 간호사만 하는 것이라고 곧이곧대로 주장하는 것이었다.
유치원에서조차 '남자는 의사', '여자는 간호사'의 등식을 성립시켜 버리는 것은 아이들 교육에 뭔가 문제가 있지 않나 생각한다.
어린이 집이나 유치원의 선생님 거의 대다수가 남녀평등을 부르짖는 여성일 터인데 붓가는대로 그려지는 하얀 캔버스와도 같은 아이들의 사고에 왜곡된 남성과 여성의 관계를 각인시킨다면 과연 21세기를 이끌어갈 아이들에게 바람직한 교육이 될 수 있을지 한번 생각해 봤으면 한다.
이맹호(대구시 황금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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