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중음악 장르여행-록

'록'(Rock)은 대중음악을 대표하는 '젊음의 장르'다. 재즈의 뒤를 이어 2차대전과 함께 영국과 유럽 젊은이들은 미국에서 그들의 새로운 영감을 찾았다. 바로 이 10대(틴에이저) 반항문화 그룹이 로큰롤의 토양을 마련하면서 미국 기성세대에 대한 저항과 분노를 음악으로 표출했다. 전자기타의 시끄러운 금속성과 실험성을 지닌 음악.

시초는 단연 1950년대 중반 엘비스 프레슬리와 스키플의 '로큰롤'이었다. 현란한 율동과 샤우트, 금속성의 음악이 특징. 60년대 로큰롤의 율동 즉, '롤'을 뺀 새로운 음악혁명, 이른바'록의 혁명'이 비틀스와 롤링 스톤스에 의해 시작됐다.

한국 록음악은 60년대 미8군 쇼무대를 중심으로 시작됐다. 선구자는 62년 그룹 '애드훠'를결성한 신중현. 애드훠는 '빗속의 여인' '커피 한잔' 등으로 한국 록음악 시대를 열었다. 애드훠와 함께 64년 우리나라에 불어온 비틀스 열풍의 영향을 받아 김홍탁·차중락·윤항기·차도균·옥성빈이 결성한 그룹 '키보이스'가 쌍벽을 이뤘다.

하청일의 '코끼리 브라더스', '샤우터스', 고유음식 김치에서 힌트를 얻은 '김치스', 바보들의 모임 '바보스', 히트친다는 '히터스', '라스트 찬스', 비틀스 음악만 연주한 '히틀스' 등이60년대 중반을 풍미했다. 키보이스의 명성에 편승, 조영조·박명수·한웅 등의 제2의 '키보이스', 69년 김홍탁이 독자적으로 만든 '히 파이브', 윤항기의 '키 브러더스'가 경쟁적으로록을 발산했다. 키보이스의 '해변으로 가요' '바닷가의 추억', 키브라더스의 '장미빛 스카프''별이 빛나는 밤에' 등이 당시 인기를 끈 곡.

70년대 초반 '템페스트' '데블스' '딕 훼밀리' 등이 활발한 활동을 폈지만, 70년대 중반 대마초 스캔들이 가요계를 초토화시키면서 록 그룹들이 잠시 퇴조했다. 3~4년의 공백기를 거친 록은 방송사의 각종 가요제를 통해 샌드 페블즈의 '나 어떡해', 라이너스의 '연', 옥슨80의 '불놀이야' 등을 유행시켰다. 리더 김홍탁의 '히 파이브'에 최헌이 가세한 '히식스'는 지미 핸드릭스의 기타워크를 답습하고, '라틴 록'을 처음으로 시도하면서 가장 대중적 인기를누렸다. 이와 함께 '아니벌써' '가지마오'의 산울림(김창완·김창훈·김창익), '한동안 뜸했었지'의 사랑과 평화(이장희), 김수철의 작은거인 등이 70년대 후반 전설적인 그룹으로 자리매김했다. 70년대는 록은 포크와 함께 그야말로 '저항의 시대'를 대변했다.

80년대 록 그룹의 선두주자는 배철수가 이끈 '활주로'와 구창모 중심의 '블랙 테트라'가 합쳐 결성한 '송골매'다. '모두다 사랑하리' '처음 본 순간' '세상만사' 등으로 장기 독주했다.80년 중반 콘서트 붐에 따라 홀연히 나타난 그룹 '들국화'는 정통 록 스타일을 추구하며 '록의 신화'를 창조했다. 들국화는 특히 '행진' '그것만이 내세상' 등으로 당시 군사정권에짓눌린 젊은 자유주의자들과 중·고등학생들을 사로잡았다. 들국화는 최근 당시 멤버인 전인권·최성원·주찬권·손진태 등이 다시모여 '신화의 부활'을 노리고 있다. 또 80년대 후반하드록과 헤비메탈을 들고 그룹 '시나위'가 새바람을 몰고 왔으며, 그룹 '백두산' '부활''H2O' 등이 뒤를 이었다.

90년대 초반에는 신해철이 이끈 그룹 '넥스트'가 록의 명맥을 이었다. 이후 록의 저항과 분노의 정신은 상당히 퇴색했다. '대답없는 너' '에필로그'의 김종서, '나를 슬프게 하는 사람들'의 김경호, '하나의 사랑'의 박상민 등은 트로트록 등 록의 다양한 변화를 시도하며 90년대 후반을 주도하고 있다.

〈金炳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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