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가 1백조원을 넘는 초대형 은행의 탄생을 의미하는 상업·한일은행의 합병이 공식화됨에 따라 그동안 일부 부실은행의 퇴출에 머물던 금융구조조정이 문자 그대로 본격적인빅뱅의 단계에 접어들었다.
내년에 창립 1백주년을 맞는 상업은행과 올해 창립 66년이 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두대형 시중은행간 합병은 금융계의 판도에 대변화를 초래하는 등 우리 금융산업의 역사에 커다란 이정표로 자리잡게 될 전망이다.
▲상업·한일은행 합병의 의미=이들 양대은행의 '자발적인' 합병은 그동안 다른 은행과의합병보다는 외자유치 등 증자를 통한 독자생존을 위해 노력해왔던 조흥, 외환 등 다른 대형은행들의 합병을 촉진, 금융계 전체의 지각변동을 초래할 것이 확실시된다.
상업·한일 두 은행 모두 지금까지는 외자유치를 통한 독자생존에 전력을 기울여 상업은행은 4억5천만달러의 외자유치에 대한 의향서까지 받아 놓았고 한일은행은 외자유치를 위한주간사로부터 정부가 2조원을 지원할 경우 34억달러를 유치할 수 있다는 계획까지 금융감독위원회에 제출했었다.
이같이 외자유치가 상당히 구체적인 단계까지 진전됐던 은행들이 합병에 합의함에 따라 조흥은행과 외환은행 등 상업·한일과 같이 경영개선계획에 대해 조건부 승인을 받았던 대형은행들도 결국 뒤를 따를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미 조흥은행과 외환은행간의 합병 가능성이 금감위의 고위관계자에 의해 언급됐기 때문에자산규모가 1백조원이 넘는 또하나의 초대형은행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2개의 초대형은행과 함께 그동안 동화·대동·동남·경기·충청 등 퇴출은행들을 인수해 자산규모가 대형 및 중형은행 수준으로 늘어난 신한·국민·주택·한미·하나은행 등으로 은행권의 구도가 재편된다.
▲제2의 연쇄합병 가능성=그러나 퇴출은행의 인수와 첫단계의 합병이 이뤄진 이후 제2의합병바람이 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추진해왔던 보람은행이 아직 하나은행과의 합병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고 있어 하나은행이 충청은행 인수와 그에 따른 내부정리를 마무리하는대로 또하나의 대형은행 탄생을 위한 양 은행간의 합병이 기대된다.
신한은행의 경우도 동화은행 인수후의 자산규모가 50조원 안팎이어서 초대형 은행들과의 경쟁을 위해서는 비슷한 크기의 다른 은행과의 합병을 모색할 가능성도 있으며 국민·주택은행도 마찬가지의 길을 따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은행들의 연쇄합병이 현실화될 경우 이는 정부가 가장 희망하던 형태의 구조조정이이뤄지게 된다. 금감위가 항상 주장하던대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춘' 초대형 은행들이 5~6개나 탄생하기 때문이다.
▲합병과정의 문제점=은행권의 지각변동을 몰고올 상업·한일은행의 합병에도 걸림돌은 많다. 양 은행의 은행장들이 내부적으로 수습이 채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일단 합병에 대한 합의사실만을 우선 공식적으로 발표한 뒤 구체적인 실무사항에 대한 협의를 벌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우선 두 은행은 영업방식도 비슷하고 점포·인력도 대부분 중복되고 있어 인원과 점포의 대폭 감축이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서 노조와 직원들의 거센 반발이 예상된다.
또 두 은행 모두 기업여신이 많아 부실규모도 크다. 수정된 은행감독원 기준으로는 이들 은행이 합칠 경우 부실여신규모가 13조원에 이른다. 따라서 이들 두 은행의 합병을 위해 필요한 정부의 지원규모가 간단치 않다.
이같은 점들을 감안할 때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도 크지않다는 것이 금융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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