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현직대통령 5명은 31일 청와대 만찬회동에서 경제위기 극복과 국민화합을 위해 힘을 모으기로 했고 만찬분위기도 시종 화기애애했다.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회동이 끝난뒤 "유익하고 흡족했다"고 말했다.
다만 이날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은 "금강산이 좋다지만 거제근방의 소금강 경치도 참으로좋다"는 말만을 했을 뿐 주로 얘기를 들었다는 것. 청와대측은 4년전 칼국수와 달리 한·중식 복합메뉴로 푸짐하게 대접. 다음은 오후 6시45분부터 1시간 20분가량 진행된 대화록.▲김대중대통령=(경제위기 극복노력과 실업대책 등을 설명한 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선국민적 합의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우리 국민은 매우 현명하기 때문에 함께 위기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국내적으로 위기극복 노력을 계속하겠지만 일본을 포함한 아시아경제위기 등 외적 요인이 걱정됩니다.
▲전두환전대통령=김대통령이 외환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한 덕에 환율과 물가 등이 안정됐습니다.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것을 보고 김대통령의 지도력에 놀랐습니다. 기업구조조정은필수적이나 실업대책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구조조정이 성공하려면 정부에 대한 신뢰와대통령의 지도력이 필수적입니다.
▲노태우전대통령=과연 김대통령께서 기업, 금융, 공기업 구조조정을 할 수 있을까, 이렇게산적한 경제현안을 극복할 수 있을까하고 처음엔 의심도 했습니다. 그러나 일하는 모습과지금까지의 진행상황, 오늘 김대통령의 말씀을 직접 들으니 참으로 안심할 수 있습니다. 김대통령이 원칙대로 하면 성공할 것으로 확신합니다. 위기극복에는 김대통령의 강력한 지도력이 필요합니다. 화합의 필요성은 늘 느꼈고 과거 이를 위해 노력했지만 못 이뤘습니다. 김대통령이 꼭 이루기를 바랍니다. 김대통령과 이 정부가 하는 일에 힘을 보태겠습니다.▲최규하전대통령=김대통령의 고생이 너무 많습니다. 초지일관 노력해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가 바로 설 수 있도록 해주십시요. 마음으로라도 돕겠습니다.
▲전전대통령=망국적인 지역감정이 국력결집에 장애 요인이 되고 있습니다. 화해협력이 어느때보다 절실한 시점입니다. 대통령 임기5년 금방 지나가니 국민화합에 노력해주십시요. 저와 노전대통령을 사면해준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만찬 말미에 전전대통령이 백포도주를 들며 "대통령내외분의 건강을 기원하고 대통령께서하시는 일에 우리의 힘을 합치자"며 건배제의를 했고 김대통령은 이날 기분이 좋은 탓인지현관까지 나와 배웅했다. 〈李憲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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