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지도부 전략부재 힐난

한나라당은 국회의장 경선에서 패배한 직후 한나라당 조순총재를 비롯, 총재단과 당 3역 등당지도부가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전원사퇴키로 하는 등 내홍속으로 빠져 들고 있다.김철대변인은 3일 저녁 총재단회의가 끝난 뒤 의장 선거 결과가 여권의 '공작'에서 비롯됐지만, 당 지도부가 당의 결속을 이루지 못한데 대한 책임을 지고 전원사퇴키로 했다고 전했다.

회의에선 원내 책임을 지고 있는 하순봉총무가 먼저 사의를 밝혔고, 이어 조순총재를 비롯,부총재들이 줄줄이 사의를 표명, 4일 의원총회에서 공식 사의를 밝히고 후속 비상 지도체제를 구성키로 했다.

이날 총재단회의에서 총리인준안 처리 등 앞으로의 국회일정에 대한 논의는 일체 없었고,향후 구성되는 후속 지도체제에 당론 결정을 맡긴다는 원칙만 확인했을 따름이다.총재단회의에 앞서 열린 의원총회에서는 의장선거 패배에 대한 당 소속의원들의 허탈감이당 지도부의 전략부재에 대한 비판으로 발전했고, 급기야 당 지도부 인책론이 제기됐다.향후 대책에 대한 토론없이 "오늘은 일단 헤어지자"는 하순봉총무의 의원총회폐회 선언은당 지도부에 대한 반감에 불을 질렀고, 참석자들은 당 지도부에게 화살을 날렸다.서훈의원은 "의총에서 결론을 내야지, 기껏 모인 의원들에게 헤어지자고 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비판했고, 이원복의원은 "뿔뿔이 흩어지게 하면 어떻게 하냐"고 의총 해산 방침에 불만을 토로했다.

이규정제2사무부총장은 "총재나 총무가 사퇴를 하든 사과를 하든 입장을 밝혀야지, 아무런입장도 없느냐"고 외쳤고, 윤원중의원도 "총재단이든 총무단이든 책임을 지는 입장도 밝히지 않고 무슨 당이 이 모양이냐"고 당 지도부를 힐난했다.

또 "패잔병처럼 돌아가게 만들어서 어떻게 하겠다는 얘기냐"(정형근) "의원들 견해도 안듣고 총재단, 총무단회의에서 무슨 결론을 낸단 말이냐"(이사철)는 등 극언까지 서슴지 않고터져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