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스승의 참모습

얼마전 지방에 내려가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가벼운 접촉사고를 낸 적이 있었다. 다행이 사고의 피해는 아주 경미한 편이어서 상대방에게 사과하는 의미로 점심을 대접했다. 그 자리에서 서로 하는 일에 대해 소개를 하는 중에 상대방은 일본에서 건축학 전공 박사과정에 있는 학생으로 논문자료 수집 차 방문하게 되었음을 알았다. 마치 10년전 나의 모습을 연상케하였다.

당시 나는 논문자료 수집을 위해 방학을 이용하여 잠시 귀국한 적이 있었다. 논문자료 수집을 마친 후 미국으로 돌아가 논문을 작성하기 시작하였다. 나의 논문지도 교수인 Dr.Pogemiller는 그후 내가 논문을 마칠때가지 매일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논문지도를 해 주셨다. 또한 자신의 컴퓨터와 내 것이 서로 호환성이 없었기 때문에 컴퓨터를 새로 구입하는그러한 성의를 보여주는 등 아주 세심한 배려를 동양에서 온 한 제자를 위하여 베풀어주시기도 하였다.

처음에는 그가 보여준 섬세한 배려가 좀 부담이 가는 부분이었지만 곧 자신의 지도에 대해최선을 다하는 모습에서 감탄과 감명을 받지 않을 수 없었다.

10년이 지난 오늘 나 자신도 많은 학생들에게 논문을 지도하는데 그가 최선을 다해 학생을지도하는 모습이 나의 밑바탕에도 잠재해 있기를 바라고 있다.

바쁘게 살아가기에 우리의 참 삶의 가치관과 목적을 상실하여 살아 갈때가 많이 있다. 더구나 나에게 은혜를 베풀어주신 스승님들에게 바쁘다는 핑계로 연락도 없이 헤아려 주시리라생각하며 살아가고 있다.

아주 작은 사고가 또 열심히 공부하여 노력하는 사람과의 만남이 또 다른 나와의 만남으로이어져 중요한 것을 잊고 살아가는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그날 저녁 나는 선생님께 전화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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