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리고 있는 우리 경제는 이번 수해로 상당한 타격을 더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경기침체에 따른 성장률 둔화와 구조조정에 따른 금융경색으로 경제활력이 극도로 떨어져있는 상황에서 직접적인 피해액만 1조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는 이번 수해가 겹치면서 성장률·물가·국제수지 등 3대 거시지표가 당초 예상보다 더욱 나빠질 전망이다.특히 이번 수해가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이 밀집한 지역에 집중되면서 소득감소와 실업대란에따른 사회적 불안도 한층 높아질 것이란 우려도 대두되고 있다.
재정경제부는 이번 수해에 따른 피해규모가 엄청나게 불어남에 따라 금융·세제지원 등 관련 대책 수립을 위해 장관을 비롯한 전 직원이 9일부터 비상근무체제에 돌입했으나 뾰족한수가 없다며 한숨만 쉬고 있다.
재경부 관계자는 "경기진작과 실업대책을 위해 이미 재정적자폭을 17조5천억원으로 늘린 상황이라 예년과 같이 수해로 인한 성장둔화를 막기 위해 수요진작책을 내놓을 수도 없는 실정"이라며 "설사 수요진작책을 내놓는다해도 구조조정으로 금융시스템이 작동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큰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우선 성장률의 경우 지난번 IMF와의 3·4분기 협의에서 전망한 마이너스 4% 달성은 사실상 힘들 것으로 보인다. 재경부는 수해피해로 인한 성장률 둔화가 얼마나 될지 아직 정확한추산은 어렵다며 구체적인 수치를 내놓지는 않고 있지만 민간경제연구소의 추산에 따르면최소한 1~2%는 더 하락할 것이란 전망이다. 농업부문에서 큰 폭의 성장둔화가 예상되는데다 수해를 입은 지역과 인구가 크게 늘어 이에 따른 내수감소도 상당한 수준에 달할 것이기때문이다.
서민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물가도 정부 전망치 9%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안정세를 보였던 채소류가격이 집중호우 이후 급등세를 보이고 있으며 쌀수확량도 수해와 병충해, 일조량 부족 등으로 지난해 3천7백84만섬의 80%대인 3천3백만섬으로 낮아질 것으로 보여 역시 가격상승이 우려되고 있다. 농림부는 7백50만섬에 달하는 재고미를방출할 경우 수급에는 차질이 없다고 하지만 쌀값은 이미 올들어 14%나 올라있는 상태이다.
국제수지도 불안하다. 정부는 올해 경상수지 흑자규모를 3백30억~3백50억달러로 잡고 있지만 수출업체들이 자금난과 이번 수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다 중국 위안화의 절하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반면 일본 엔화 가치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는 등 우리나라 주변여건의 변화도 심상치 않아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다.
〈鄭敬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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