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린턴 증언 전략

"모니카 르윈스키와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

빌 클린턴 미대통령이 성추문 수사와 관련, 17일의 연방대배심에서 이같이 증언하기로 결심을 굳혀가고 있다.

백악관 보좌관들은 15일 "클린턴 대통령이 마침내 루비콘강을 건넜다"면서 대배심 증언을앞두고 변호인 등 측근들에게 전 백악관 시용직원 르윈스키(25)와 성관계를 가진 사실을 털어놓았다고 전하고 있다.

이들은 또 클린턴 대통령이 부인 힐러리 여사에게도 이미 이같은 내용을 고백했다고 밝혔다.

백악관 변호인단은 이같은 클린턴의 고백을 토대로 17일의 증언대책을 수립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하지만 클린턴 대통령이 르윈스키와의 성관계를 명시적으로 시인함으로써 직접적인 위증혐의에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르윈스키와의 관계에 대해 '부적절한'(inappropriate), '온당치못한'(improper)관계라는 등의완곡한 표현을 사용해 클린턴 대통령이 사실상 성관계를 인정, 진실을 털어놓은 인상을 주면서도 위증혐의는 벗어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한다는 것.

특히 검사들이 각종 증거자료를 들이대며 르윈스키와의 관계를 물고 늘어지더라도 사생활이라는 이유로 구체적인 답변은 거부한다는 방침을 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증언전략 시나리오는 클린턴 대통령이 증언당일 최종 결심할 예정이어서 막판에 뒤바뀔 가능성도 없지 않다고 백악관 관계자들은 전하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또 연방대배심 증언을 마친 뒤 대국민성명을 발표, 르윈스키와의 관계에잘못이 있었음을 시인하고 그동안 섹스 스캔들로 물의를 일으킨데 대해 미국민들에게 사과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르윈스키와의 관계를 한사코 거부해오던 클린턴 대통령이 이같은 방향으로 증언전략을 세운 것은 르윈스키와 '단순한 우정' 이상의 관계를 시인하지 않고서는 이번 성추문에서벗어날 수 없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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