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가족과 함께 농촌속으로...

최근 도시의 실직자들이 생활의 터전을 잃게 되자 가족과 함께 농촌으로 돌아가는 귀농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실직자들 뿐만 아니라 도시의 바쁜 삶에 지친 이들중에도 장거리 출퇴근의 번거로움을 감수하면서까지 도시근처 농촌에 거처를 정해 자연속의 삶을 즐기고 있다.IMF 한파가 오기 전에는 전원주택 붐이 한동안 일기도 했다.

그러나 시골에서 새로 생활터전을 잡은 이들이 농사 경험이 없어 실패하는가 하면 생활 수단으로 농사에 매달리다 보니 도시생활 못지않게 각박함을 느끼며 살아가기도 한다. 이런현실속에서 어쩔 수 없이 농촌에 돌아가는 것을 거부하고 자연의 가치를 존중하며 공동체적인 삶을 꿈꾸는 이들도 적지 않다. 이들은 자연 속으로 돌아갈 것을 외치며 오염된 환경속에 사는 현대인들에게 다시 자연을 생각하자고 말한다.

최근 생태공동체를 준비하는 '논한평사기 운동본부'(대구시 중구 대봉1동.전화 422-5742)가결성돼 '논 한평사기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이 주장하는 논 한평의 의미는 자연속에서 자연에 순응하며 사는 인간의 삶을 상징하고 있다. 이들은 현재 이뤄지고 있는 과학과 경제발전이 양적 성장과 물질중시 가치관을 낳았으며 돈과 경쟁의 논리가 판치도록 함으로써 인간과 지구를 함께 병들게 만든다고 우려하고 있다. 지구 오존층 파괴, 기상 이변, 식량과 에너지 고갈문제등 생존을 위협하는 각종 문제가 일어나고 있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삶의 방식이 변화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 농촌에서 농사를 지으면서 농약을 쓰지않은 작물을 재배, 식량을 자급자족하면서 함께 소박하게 사는 것이 이들이 추구하는 생태공동체이다. 자연을 잊고 살아가는 도시민들이 농사를 직접 짓지는 못 하더라도 논 한평사기에 동참, 삶의 방식을 변화시키는데 함께 하기를 바라고 있다. 이들은 조만간 귀농학교를열 예정으로 유기농법을 익히고 있으며 직업으로서 농사를 선택하지만 않는다면 누구에게나유기농 기술을 전수해줄 방침이다.

자연 속으로 돌아가 소박하게 살려는 이들은 환경에 대한 새로운 접근을 모색하고 있다. 관료나 기업 경영가가 중심이 돼 이뤄지는 환경 관리가 오염물질량에 구애받지 않고 기술개발을 통한 처리에 중점을 두는데 반해 이들은 각종 개발이 환경 위기를 부채질하고 있다고 보고 소박하고 금욕적인 생활을 통해 이 위기를 헤쳐나가고자 한다.

논 한평사기 운동본부의 김병혁 사무국장(31)은 "최근 일어난 물 난리는 인간의 개발욕구가빚어낸 지구 생태계의 위기가 가져다주는 경고라고 볼 수 있다"며 "삶의 방식을 바꾸는 것이 필요하며 많은 이들이 동참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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