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조직 구조개편이 진행되고 있는 지역 공직사회는 지금 당장 퇴출(?)당하는 공무원이없기 때문인지 표면적으로 안정돼 보이나 내부적으로는 침울하고 답답한 공기가 짙게드리워져 있다. 앞으로 2년후면 닥칠지 모르는 실직의 공포, 바늘구멍처럼 좁아진 승진의문, 박봉마저 그나마 삭감당해 겪는 생활의 어려움등 여러가지 어두운 현실이 공무원들의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올초 정부의 대대적인 구조조정 방침이후 지난달부터 지방에도 본격적인 행정조직구조개편이 시작되자 공직사회는 크게 술렁거렸다. '드디어 올 것이 오고야 말았구나'하는반응과 함께 삼삼오오 모여 개편방향에 대한 정보를 나누는가 하면 구청의 담당 부서인기획감사실에는 여직원이나 맞벌이 공무원으로부터 인원감축 기준에 대한 전화문의가잇따르기도 했다. 술 자리에서는 언성을 높여 불만을 터뜨리거나 자조적인 표현이흘러나오기도 했다.
수성구청 6급공무원 박모씨(38)는 "그동안 민간업체 회사원들은 임금이라도 많이 받았지만공무원은 박봉에 허덕이다가 구조조정을 맞게 돼 불만을 나타내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며"부정한 방법으로 돈을 챙긴 공무원들이 차라리 나았다는 반응도 있었다"고 말했다.구조조정이 시작된지 한달이 지난 요즘 불만을 이야기하는 공무원들은 찾아보기 힘들다.구조조정이 피할 수 없는 현실임을 받아들이고 체념하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이와 함께공무원이라는 직업이 더 이상 안정적이지 않으며 정리대상에 올랐을 경우 무슨 일을 해야할 것인지 막연하게나마 구상하는 공무원들이 늘고 있다.
맞벌이 공무원인 정모씨(34.7급)는 "지금으로선 승진이나 봉급 삭감을 거론하는 것이 큰사치"라며 "어찌됐든 자리를 보전하는 것만이 최선이라는 데 누구나 공감하고 있다"고말했다.
한편으로 업무에 적극성을 보이면서 몸가짐을 더욱 조심하는 경향이 생겨나고 있다.대구시가 실시하고 있는 시정 견문보고제는 공무원들이 각종 제도나 민원 불편개선을제안하는 것으로 회수가 많거나 내용이 좋을 경우 표창을 받게 되는데 지난달 갑자기제안량이 30%이상 증가, 담당자들을 놀라게 했다. 반면 예전에 음주운전 단속에 걸리거나출근, 점심시간을 어기는등 흠집(?)이 있는 공무원들은 불안해 하고 있고 그렇지 않은공무원들은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남구청 기획감사실 관계자는 "매년 여름에 실시하는 업무기강 감사결과 일정량의 적발대상자가 있었으나 올해는 거의 찾기 힘들 정도"라고 말해 구조조정 터널을 지나는공직사회의 단면을 전해주고 있다. 〈金知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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