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하야압력 국면전환용 의구심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24일 빅토르 체르노미르딘을 총리로 재기용하면서 오는2000년 대통령 선거의 후보로 거론한 것은 마치 그를 후계자로 세운 듯한 인상을 풍긴다.체르노미르딘 총리에게는 일단 고무적인 말로 보인다. 그러나 크렘린궁의 고위관계자들은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옐친 자신이 대선 불출마를 결심한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는점을 새삼 상기시켰다.

크렘린궁은 오래전부터 옐친이 3선에 도전할 가능성에 대해 서로 엇갈린 신호를 보내고있다. 이번의 후계자 발언도 그중 하나에 속한다고 할 수 있다.

옐친 대통령은 24일 TV연설을 통해 체르노미르딘을 재기용한 것은 2000년까지 정부의연속성을 확보하려는 고려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강조했다.

옐친 대통령은 이어 체르노미르딘 총리 지명자가 지니고 있는 장점은 "인격과 정직성,철저함"이라고 치켜세우면서 "이런 점들이 2000년 대통령 선거에서 결정적인 요인이 될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말이 불출마를 결심한 것을 뜻하느냐는 질문에 세르게이 야스트르젬스키대변인은 "대통령에게 물어 보라"고 답했다.

옐친 스스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지만 대통령의 건강이나 헌법의3선금지 조항에도 불구하고 야스트르젬스키 대변인을 비롯한 여러 보좌관들은 때때로다른 말을 하고 있다.

그들은 옐친의 1차 임기가 구소련 시절에 시작됐다는 점을 들어 현임기가 2차임기로간주돼서는 안된다고 말한다. 러시아 헌법재판소는 올해말 이 문제에 대한 법적 해석을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많은 정치 관측통들은 옐친이 가능한 한 권력을 계속 붙들고 싶어하며 그의 인기가떨어지고 있어 잠재적인 대권도전자를 질시한다고 보고 있다.

사실 체르노미르딘이 지난 3월 총리직에서 축출된 것도 그의 정치적 야심이 커지는데 대한옐친의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달 차기 대통령을 생각하느냐는질문에 체르노미르딘 총리는 단도직입적으로 "그렇다"고 말했다.

체르노미르딘이 2000년 대선에서 상대할 후보들로는 유리 루즈코프 모스크바 시장, 96년대선에서 2위에 그친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당수, 그리고 알렉산드르 레베드전국가안보위 서기 등이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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