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모순'작가 양귀자씨

"삶이 모순투성이고, 모순은 삶의 '선택'에서 오는것 아닌가요" 일상에 내재된 삶의 의미를 잔잔하게 파헤친 장편소설 '모순'(살림 펴냄)으로 출간과 동시에 베스트셀러 기록을 세우고 있는 작가 양귀자씨(43·사진).

양씨는 "대중이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부각시키려고 애썼지만, 이렇게 빨리 좋은 반응이올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특히 20,30대 여성들이 작품속의 주인공과 자신들의삶이 너무 유사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고 했다.

그녀는 "이 작품을 통해 삶이 항상 선택의 문제, 즉 모순으로 얽혀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그 모순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안겨주고자 했다"고 밝혔다. 선택의 문제는 항상 일정정도의행복과 불행을 동시에 예고하고, 또다른 선택도 마찬가지이듯 선택은 바로 모순을 내포하고있다는 것.

언제나 짜여진 일정과 계획대로 사는 현실주의자 나영규. 불분명하고, 쉽게 감동하며 상황에순응하는 감상주의자 김장우. 그속에서 선택의 문제에 직면한 주인공 안진진. 술주정과 잦은가출로 가정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와 건달 동생때문에 '불행'을 생활의 활력소로 담아내는어머니. 모범적인 남편과 부유한 생활속에 여유로운 삶을 사는, 엄마의 일란성쌍동이인 이모.

작가 양씨는 "현실주의자 나영규와 이모부의 삶, 감상주의자 김장우와 아버지의 삶을 대칭으로 놓고, 선택과 모순의 문제를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주인공 안진진은 동경하는 아버지의 이미지를 가진 김장우를 사랑하면서도 결국 나영규를 선택하고, 이모는 풍요로운 삶이지만 일상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죽음을 선택하게 된다.

양씨는 "무엇을 선택하느냐보다 선택속에 담긴 삶의 모순을 진지하게 성찰할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북한산 밑자락에 살고 있는 그녀는 "산과 밀착한 사람들을 소재로한 단편을 내놓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전북 전주출신인 양씨는 지난 78년 '문학사상' 신인상으로 등단, '원미동 사람들'(87) '귀머거리새'(85) '나는 소망한다 내게 금지된 것을'(92) '천년의 사랑'(95) 등 작품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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