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가 반도체 업종을 포함한 8개 업종에 대한 사업구조조정 원칙에 3일 합의함에 따라 이들 업종의 국내외 시장판도에 일대변화가 일어나게 됐다.
다음은 업종별로 예상되는 판도변화 내용.
▲반도체=현대전자와 LG반도체가 설립할 단일법인은 삼성전자(점유율 18.8%)에 이어 일약세계 메모리반도체 시장 점유율 2위로 부상하게된다.
지난해말 기준 현대전자가 9%, LG반도체가 6.7%로 업계 3위, 6위에 올라있었으나 두 회사합병으로 점유율이 15.7%로 뛰어올라 미마이크론(14.1%· TI 합병분 포함)을 제치고 2위가된다.
여유있게 1위를 고수해온 삼성전자는 새로운 경쟁업체의 탄생으로 긴장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대전자와 LG반도체의 합병은 한국업계의 경쟁력 강화라는 측면에서 미국, 일본, 대만 등주요 경쟁국 반도체 생산업체들의 재편을 촉발할 것으로 보인다.
▲정유=현대정유의 한화에너지 인수는 SK㈜와 LG칼텍스정유 등 선발업체를 쌍용정유, 한화에너지, 현대정유 등 후발 3사가 쫓아가던 '2강 3약' 구도가 무너뜨리게 된다.현재 시장점유율 11%(대한석유협회 공식발표 98년 6월말 기준)에 불과한 현대정유가 한화에너지(8.4%)를 인수할 경우 단번에 시장점유율이 19.4%가 돼 쌍용정유(15.3%)를 뛰어넘고SK㈜(35.2%), LG칼텍스정유(30.1%)에 도전할 수 있는 '빅3'에 진입하게 된다.
▲석유화학=현대석유화학과 삼성종합화학이 단일회사를 설립하면 연간 에틸렌 생산량 1백50만t을 넘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갖춘 초대형 업체가 된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부채비율(현대석유화학 6백87%, 삼성종합화학 7백22%)이 높은 이들 업체에 대해 정부가 국책은행 대출금을 출자금으로 전환해주거나 부채를 탕감해주는 등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경영정상화가 힘들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 경우 LG화학(60만t), 대림산업(73만t), 한화종합화학(50만t), 롯데그룹 계열인 호남석유화학(44만t)등 유화업계에서 터줏대감을 자처해왔던 다른 업체들의 심한반발이 예상된다.▲항공분야=세계 항공업계의 불황을 맞아 삼성항공, 대우중공업, 현대우주항공 등 3개사가동등 지분으로 단일 법인을 구성하는 것으로 결론났다.
이로써 지난해 말 기준 자산 4천8백70억원, 매출 980억원 규모의 '현대우주항공'이란 타이틀은 단일 법인 구성으로 조만간 업계에서 사실상 '퇴출'될 운명에 놓일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삼성항공의 경우도 지난해 매출 1조5천7백80억원 중 항공분야 비중이 8천억원규모로 절반을차지해 왔는데 나머지 광학· 정밀기계 부문 등이 삼성전자 등에 편입될 가능성이 제기되고있다.
3개사에 제외된 대한항공은 항공기 수주과정에서 외국으로부터 엔진 제작 물량을 자체 확보할수 있는 이점 때문에 이번 협상에선 제외됐지만 향후 거대한 단일 항공 회사의 등장이 임박하면 결국 참여하게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철도차량=대우중공업, 현대정공, 한진중공업이 항공 분야와 마찬가지로 일단 단일 법인을구성한다는 원칙에 합의했다.
이중 현대정공은 철도차량 부문을 제외한 자동차 부품 제작 등 나머지 부문만으로 사업을계속 영위해야 할지 여부를 모색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발전설비=지난해말 기준으로 한국전력의 발주 물량을 포함, 2조원 규모의 시장으로 거의대부분을 한국중공업이 수주해 왔다.
그러나 발전설비 역시 현대와 한국중공업이 통합해 단일 법인을 구성한다는 원칙을 정했다.▲선박용 엔진=현대와 쌍용이 선발 주자이며 한국중공업, 삼성중공업, 한라중공업 등이 경쟁에 나서 다소 난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던 업종.
일단 엄청난 누적적자를 기록한 삼성측이 한중에 사업권을 이양했으며 현대와 한중의 2사체제로 통합하는 안이 결정됐다.
조만간 선박용 엔진이 수입선 다변화 품목에서 빠져 수입이 사실상 자유화되고 세계 시장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는 일본이 한국 시장을 공략하는 시기가 되면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계산에 근거한 결론으로 업계에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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