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염상정'(處染常淨). '어떤 곳에 있어도 물들지 않고 항상 깨끗하다'.
굴곡진 삶을 상징하는 이 한구절을 남기고 지난 95년 11월 베를린에서 영면한 세계적인 작곡가 윤이상씨의 삶이 아내 이수자여사에 의해 '내 남편 윤이상'(창작과 비평사 펴냄)으로출간됐다.
일제에 투옥되고, 나이 사십에 유학길에 올라 '동베를린 사건'등 고초를 겪으면서도 평생 '민족구원의 길'을 걸어온 그의 삶이 아내의 애절한 사랑으로 그려져 있다.
윤이상부부는 67년 '동베를린사건'으로 납치 구속돼 이씨는 1심에서 풀려났지만 윤이상씨는2년 가까이 영어의 몸으로 지낸다. 옥중에서도 오페라 '나비의 미망인'을 완성해 예술가로서창작혼을 불태웠던 그는 72년 뮌헨올림픽 축전 개막작품으로 오페라 '심청전'을 공연하는등왕성한 활동을 펼치는 한편, 조국의 민주화를 위해서도 온 힘을 다했다. 80년 광주민주화운동을 접하고 '광주여 영원히!'를 작곡하고 90년에는 범민족통일음악회를 성사시키는등 예술을 통한 남북교류에도 물꼬를 텄다.
이 책은 결핵을 앓아 건강이 좋지 않았던 윤이상과 신출내기 국어교사였던 지은이의 만남에서부터 이국의 하늘에서 함께 한 유학시절, 정치적 행보때마다 겪은 고초, 그리고 남편 윤이상의 예술, 철학, 삶등을 자세히 그리고 있다. 특히 '당신의 낭군이''당신의 아내 자야'라는이름으로 오고간 편지들을 수록, 평생 함께한 부부의 사랑을 절절하게 보여준다.이씨는 서문에 "오직 간절한 마음 하나만 가지고, 81세 생일(9월17일)을 기념하여 당신의 영전에 올립니다"라고 적고 있다. 상하 각권 1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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