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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두 딸을 둔 가장입니다. 희망을 가지세요. 유정이의 쾌유를 빌며 온가족이 모은 헌혈증서를 동봉합니다"

"유정아, 부디 건강을 회복해 효녀가 되게 해달라고 아저씨가 기도 많이 해줄게. 유정이 파이팅!"

두살바기 암환자 유정양(본지 3일자 25면)의 어머니 오미자씨는 얼굴도 모르는 이웃들이 보내준 편지를 읽으며 또 울고 말았다. "도와주고 싶어도 돈이 없어서…"라는 사연과 함께 병실과 신문사로 도착한 헌혈증서가 자그마치 5백14장.

"평생을 모았다는 헌혈증서 30장을 기꺼이 주고 가신 분, 돼지저금통을 들고 온 초등학생,야근을 마친 늦은 시각에 직접 찾아와 잠든 유정이를 쓰다듬어 주신 분….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오씨는 "세상은 이렇게 살기좋은 곳이라고 유정이가 크면 꼭 말해주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기쁜날 이웃사랑을 통해 유정양에게 전해진 이웃사랑은 또다른 사랑을 낳고 있다. 유정양의가족들이 경북대병원 아동병동에 있는 다른 암투병 어린이들과 헌혈증서를 함께 쓰기로 결정한 것. 오씨는 "유정이가 있는 병실에도 암투병중인 아이가 2명이나 더 있고 우리처럼 어려운 처지의 부모도 많은 것으로 안다"며 "내것 네것 없이 급한 사람부터 먼저 쓸 수 있도록 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씨는 헌혈증서를 집에 보관하지 않고 아예 병실에 놔둘 계획이다.

1주일 전 마취약에 취해 잠에 빠져있던 유정양. 9일 다시 찾아 본 유정양은 세상을 향해 환히 웃고 있었다. 5백14장의 헌혈증에 쓰인 이름 하나하나를 떠올리며 유정양은 두고두고 미소와 용기를 잃지 않을 것이다.

〈申靑植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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