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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춘추-외도를 하셨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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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법대를 졸업할 무렵 신문기자직에 관심을 가졌다. 그후 군대에서도 틈틈이 시험준비를하여 제대하자 다행스럽게도 곧 신문사에 기자로 입사할 수 있었다. 신문기자로 수년간 일하다가 회사를 그만두고 개인의 가치를 중시하는 나의 성향에 변호사라는 직업이 맞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사법시험을 공부하기 위하여 고시촌에 들어갔다.

당시 그곳에는 아직 사법시험을 공부하는 대학동기도 있었고 후배들, 그밖의 고시동료들도있었다. 그런데 나는 이들로부터 사법시험준비외의 직장생활을 외도로 표현하는 말을 여러번 들었다. 가볍게 하는 말이긴 하였으나 거기에는 이유가 전혀 없는 바는 아니었다.지금은 대부분 대학도서관이나 고시학원가등에서 대부분 사법시험공부를 하지만 몇 해 전까지만 하더라도 산사 가까이 형성된 고시촌에서 고시공부를 하였다. 사법시험은 수년간의 노력을 요하는 시험이기에 시험준비 기간동안 때로는 의미부여내지 확신이 필요하고 그로인해시험준비에 빠진 사람들에게는 수도자의 분위기마저 감돌았다.

그들에게는 사법시험과 법조의 길이 곧 구도의 길이며 정도이며 그외의 일은 외도로 표현될수도 있게 되는 셈이었다.

이러한 사법시험공부의 경험이 상당수 법조인들에게 자기확신을 가지게 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법조인들의 자기확신은 도덕적인 자기신뢰 내지 절제를 가져올 수 도 있다. 나는 우리 사법제도의 문제는 법조인들의 비리에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대다수 법조인들은 오히려 도덕적이며 절제에 익숙해 있다. 반면에 이러한 법조인들의 자기확신은 다양한 가치, 다양한 권위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부족하게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 나는 사법제도나 재판운용에 대한 법조인들의 고뇌보다는 확신을 자주 볼때 때때로 그들에게도 잠시라도 외도(?)가 필요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윤정대〈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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