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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이후 대구·경북지방에서는 '아(我)주사(내가 주사다) 란 말이 한동안 유행한 적이 있었다.이 말은 일제(日帝)치하 행정 관청의 인·허가 업무의 주무(主務)격으로 그 끗발이 드셌던 당시 4급직의 주사(主事)를 선망한데서 나온 말에서 비롯됐다고 보아진다.

광복을 했지만 행정의 기본 양식은 일제의 그것을 그대로 답습할 수밖에 없었던 신생 대한민국은행정의 효율성이나 합리성을 따지기 보다 모든 민원 사항에 대해 통제하는 쪽으로만 그 가닥을잡아 나갔던 것이다. 그 결과 거의 모든 민원에 대한 인·허가권을 행정 관청이 장악, 규제함으로써 관리의 위상을 한껏 드높였던 것이다. '아주사 란 말은 관리(官吏)=높은 나리라는 관존민비의선망의식을 담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본다면 이번에 규제개혁위가 일상생활과 관련된 1천7백3건의 각종 규제중 8백60건을 폐지키로 한 것은 획기적이라 할만하다.

개혁위의 개정안의 골자는 공중위생법을 폐지하고 의료·약품 분야의 신고 의무 업종을 자유업종으로 무더기로 완화·폐지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호텔·여관·목욕탕·세탁소·위생관리용역업체의 자유개업을 뜻하는 것이며 또 화장품대리점이나 슈퍼마켓을 겸한 약 룩 이동식 약국등의 출현을 의미하는 것이기도 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사실상 사문화(死文化)됐던 가정의례법의 전면 개정으로 화환·조화와 청첩장·부고의 제한이 풀리고 특급 호텔 혼인예식의 규제가 풀린 것이다.

이처럼 정부가 규제개혁에 발벗고 나선 것은 지난 10월 헌법재판소가 '경조(慶弔)기간중에 주류나 음식물을 접대하면 벌금으로 내도록 한 조항을 위헌이라한데서 비롯된다. 게다가 최근 인·허가 업무를 둘러싼 공무원 비리가 극성인 점도 고려됐다는 것이다. 이제 '아주사 식행정은 청산될때가 됐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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