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21C 세계시장 선점-베네통

스웨터 하나로 일약 세계적인 의류업체로 발돋움한 베네통이 회사의 운명을 건 중요한 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베네통은 '유나이티드 컬러스 오브 베네통(United Colors of Benetton)', '시슬리(Sisley)', 'O12'를 간판으로 하는 캐주얼 의류메이커로서가 아니라 21세기에는 스포츠 의류·용품 종합메이커로불리고 싶어한다.

베네통이 97년 7월 출범시킨 스포츠 의류·용품 종합브랜드 '플레이라이프(Playlife)'는 베네통의21세기를 좌우할 핵심 브랜드이자 기업 철학을 담은 슬로건이다.

플레이라이프의 진용은 화려하다. 스포츠 의류는 물론 스키부츠 브랜드 '노르디카(Nordica)', 테니스라켓 '프린스(Prince)', 스노보드 '킬러루프(Killer Loop)', 스키 '캐슬(Kastle)' 등산화 '아솔로(Asolo)'등… 모두 지난 89년부터 베네통이 합병해온 세계적인 스포츠용품 메이커들이다.베네통의 이런 변신은 1965년 루치아노 베네통이 고향 폰자노 마을의 공방에서 창업한 후 33년간캐주얼 의류분야에서 다져온 생산·공급의 노하우에 대한 자신감이 바탕을 이루고 있다.이탈리아 베니스의 메스트레 역에서 마르코폴로 공항쪽으로 30분쯤 달리다보면 베네토(Veneto)주. 이 지역의 대표적 공업도시 트레비소에서 또 20분을 가면 폰자노가 나타난다. 폰자노마을의한가운데, 베네통 본사건물이 자리잡고 있다.

베네토 지역은 예로부터 염색기술이 뛰어났고 폰자노에는 지금도 3백50여개의 염색공방들이 가내수공업 형태로 존재한다.

베네통그룹의 언론홍보부문 책임자인 페데리코 사르토르씨는 "사실 '베네통 컬러'라고 불리는 베네통 스웨터의 발랄하고 감각적인 색깔은 대부분 경쟁사들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색깔이지만 베네통은 소비자들의 요구가 포착되는 순간 곧바로 그 색깔의 스웨터를 만들어 신속하게 공급한다는 점에서 항상 새로움을 유지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베네통이 자랑하는 후염(後染)기술도 폰자노 장인들의 작품이다. 이들은 실을 먼저 염색한 다음에스웨터를 짜는 기존 방식 대신 스웨터를 만들어놓고 통째로 염색하는 방법을 개발해 공정과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였다.

물론 베네통의 성공이 편물 스웨터 제조기술 하나로 이룩된 것은 아니다. 베네통 본사에서 10분쯤 가면 카스트레테(Castrette)라고 부르는 본사공장이 있다. 베네통이 세계 제일을 자랑하는 무재고 다품종생산시스템과 통합물류시스템이 이곳을 움직이고 있다. 바코드와 로봇을 이용해 완전자동 입출고하고 본사와 전세계 7천개 대리점들을 연결하는 최첨단 전산시스템을 갖추고있다. 사르토르씨는"베네통의 다품종 소량생산체제를 가능하게 하는 핵심 경쟁력이 바로 이곳에 있다"면서 "7천여개에 달하는 전세계 대리점에서 긴급주문이 들어오면 불과 8일안에 제품을 공급할 수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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