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은 우리 정부가 IMF에 긴급 구제금융을 요청한지 1주년.
6.25 이래 최대 국난이라는 IMF는 국가 사회적으로 큰 변화를 몰고 왔지만 여성.가족의 일상사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 왔다.
IMF 1주년을 앞둔 대구 기혼 여성들의 자화상, 실직가정의 변화, 가족해체의 실상을 계명대 강세영교수(여성노동), 대구대 박충선교수(가족복지), 대구가정법률상담소 상담창구를 통해 종합해본다.
▨대구 기혼여성들의 자화상
계명대 여성학과 강세영교수(여성노동)가 대구시내 주부 3백74명을 대상으로 IMF 이후 여성들의생활변화를 조사한 결과 대구 여성들은 경제위기를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다.조사대상 여성의 75.4%가 가족 전체수입이 줄었다고 말했으며, 전체의 84.2%가 생활비를 절약하고 있었다. 절약강도는 여성자신에게 쓰는 돈을 가장 먼저 줄였으며, 자녀에게 쓰는 돈을 가장 적은 폭으로 줄여, 수입감소에 따른 가계 위축의 최우선 순위가 여성임이 드러났다. 이는 경제 위기이전에 비해 훨씬 다양한 역할이 여성에게 기대됨에도 불구하고 여성은 여전히 가족의 권력적 위계에서 낮은 위치에 머무르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또 대구 기혼여성들은 직업과 가사는 성별로 전문화되는 것이 더 적절하며, 가족내에서도 남녀역할이 구분돼있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성별 분업 구도가 경제위기로 도전받는 징후도뚜렷했다. 경제위기 이후 자신의 취업여부와는 상관없이 가족의 생계에 대한 책임을 심각하게 인식했으며, 경제위기에는 여성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질수 있다고 생각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생계부양자는 남성이며, 여성은 가족을 보살피는 역할을 한다는 전통적인 성별 분업적 사고에 의문을제기했다.
경제위기 이후 남편과 자녀에 대한 여성들의 관심이 상당히 증가했고, 가사일과 가족의 생계에대한 책임감도 매우 높아졌다. 그러나 그에 비해 여성자신과 가족에 대한 남편의 관심과 기여는상대적으로 낮으며, 자녀들의 부모에 대한 관심도가 남편 즉 아버지에게 집중되는 경향을 보였다.경제위기에 남편의 자존심을 높여야한다는 견해에 대해 85.3%가 찬성했고, 경제위기에 남편을 중심으로 가족이 화합해야한다는 견해에 93.4%가 공감, 남편에 대한 지원자로서의 역할을 중시하고있음을 드러냈다.
경제위기 극복을 위해 여성들이 먼저 절약해야한다는 의견과 여성들이 시민으로서 사회적 역할에충실해야한다는 견해에 각각 93.7%와 86.6%의 여성들이 찬성한다고 응답, 경제위기가 여성들의사회적 활동력을 증대시킬 수 있는 기회도 될 수 있음을 반영했다.
경제위기로 여성들의 우선해고가 불가피하다는데 대한 찬성비율(36.0%)과 반대비율(37.1%)이 거의 차이가 없어서 경제위기가 사회 전반적인 보수회귀 경향을 초래한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여성들의 평등의식이 결코 낮지않음을 보여주었다.
▨실직 가정의 변화
대구대 박충선교수는 IMF와 같은 위기 상황일수록 가족의 안정이 사회적 안정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 사회에서 가족은 물질적 토대를 제공하고 정서적 안전망의 역할을 도맡아왔으나 최근의 경제위기가 가족관계, 가족가치관, 기본적인 가족기능까지 마비시키는 결과를 가져와서 가족갈등및 가족해체현상이 증가하고 있다. 이상형으로 여겼던 중산층 가족마저도생존전략형으로 변모하면서 가족에 대한 불안이 깊어간다. 가족에 대한 지원과 유대감, 평등한 가치관이 가족의 붕괴를 막을 수 있을 것이다.
실직으로 인한 생활변화에서 무엇보다 소득감소로 인한 지출규모의 축소가 가장 눈에 띈다. 실직자 가정이 겪고 있는 가장 큰 경제적 어려움은 생계비, 자녀교육비, 주거비, 차입금 및 이자지급,교육비, 각종 공과금순으로 나타났다.
실직자 가정의 50.4%가 생계의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생계보장책이 시급하다.경제적 위기로 인하여 생활방식의 변화를 겪고 있는 가구는 전체의 63.6%이다. 친교활동과 외식을 줄이고, 자녀사교육비를 중단하였으며, 문화여가활동을 자제하고 여행이나 휴가를 검소하게 보내고 있었다.
실직 이후 이혼 및 별거를 고려한 가정은 여성실직자의 7.9%, 남성실직자의 10.8%로 나타나 가족해체의 우려가 매우 높았다.
▨상담창구에 나타난 변화상
대구가정법률상담소에서 IMF가 터지고 난 올 한해 동안 접수받은 상담건수는 모두 6천1백35건.남성(1천9백85건)보다 여성(4천1백30건)의 법률상담이 두배 이상 높았다. 이가운데 첫 면접상담으로 접수된 3천75건을 분석한 결과 이혼상담이 53.2%로 절반이상이었다. 그 다음은 부부상담 4백1건(13.04%) 임대차 1백99건(6.47%) 채권채무 1백53건(4.97%) 민사기타 3백93건 (12.78%) 사실혼해소 87건(2.82%) 친자 14건(0.45%) 재산상속 55건(1.78%) 남녀관계 60건(1.95%) 등으로 이혼상담과 부부관계, 임대차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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