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IMF1년-한국경제 전망

"한국경제는 앞으로 1, 2년 안에 안정을 되찾아 지속적인 성장을 회복할 것이다"(테미 오비비 주한 미상의 부회장)

"한국과 태국경제는 바닥을 탈출했으며 앞으로 1년안에 회복의 징후를 보일 것이다"(제임스 울펜손 세계은행 총재)

"한국은 여러 경제지표들에서 회복이 이뤄지고 있다는 확실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로버트 루빈미재무장관)

최근 신문지상에는 국제기구 책임자들의 이같은 발언들이 자주 등장하고 있다. 이는 조심스럽긴하지만 우리경제의 조기회복 가능성에 대한 믿음을 보여주고 있어 우리를 크게 고무시키고 있다.과연 우리는 위기를 벗어났는가. 그렇다면 정상으로 회복되는 시기는 언제인가.이와 관련해 최근 정부와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내놓고 있는 경기전망은 상당히 희망적인 메시지로 가득차 있다.

우선 관심의 초점인 경기저점의 경우 빠르면 1분기나 상반기중, 늦어도 하반기에는 바닥을 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외국의 시각도 크게 다르지 않다. 세계적인 권위의 와튼계량경제연구소(WEFA)는 내년 3분기에 2%의 성장을 이루면서 회복세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우리나라를 방문했던 외국투자분석가들은 경기가 이미 저점을 통과했을지도 모른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가 저점을 통과한 이후 바로 상승세를 탈 것이냐에 대해서는 약간의 시각차가 존재한다. 정부나 국책연구원은 경기가 바닥을 친 후 완만하게 나마 상승하는 U자형의 회복세를 보일것으로 전망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민간연구소들은 저점 통과 이후에도 상당기간 침체국면이 계속되는 L자형의 경기순환 양상을 보일 것이란 의견이다.

또 내년의 성장률에 관해서도 정부와 대부분의 민간경제연구소들은 1~2%의 플러스 성장을 이룰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0.5%로 크게 낮춰잡고 있으며 IMF 등은 마이너스 1%로 예상하는 등 이견이 존재한다.

이들 전망을 종합해보면 경기회복 시점이나 성장폭 등 약간의 차이가 있긴 하지만 내년중 경기가몇달간의 조정기를 거친 다음 회복세로 돌아서 내년 전체로는 플러스 성장을 달성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여기에는 세계경제가 예측한대로 2% 정도의 성장을 유지하고 금융구조조정의 효과가 나타나 신용경색이 해소되고 기업 구조조정이 신속히 추진되어야 한다는 것이 전제되어 있다.결국 내년에도 세계경제가 불안을 면치 못하고 아직도 외국투자자들의 눈에는 미흡한 금융.기업구조조정이 계속해서 추진되지 못할 경우 우리경제는 다시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또 국내외 여건의 호조로 우리가 플러스성장을 달성한다해도 경기회복을 체감할 수 있는 수준의성장률을 달성하기까지는 최소한 1년을 더 기다려야 하며 그 이후에도 과거와 같은 6~7%의 고도성장은 기대하기 힘들다는 전망이다.

10년전 수준으로 추락한 1인당 국민소득도 1만달러를 다시 회복하기까지는 3, 4년을 더 기다려야 할 것이란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결국 우리경제는 여러가지 변수가 있지만 오는 2000년 경에는 4~5%의 성장을 이루면서 정상궤도에 올라설 것으로 보이지만 과거의 흥청망청하던 '좋은 시절'로는 돌아갈 수 없을 것이 확실하다.〈鄭敬勳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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