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가 1905년 이른바 '을사보호조약'으로 조선을 강제로 침탈하기 직전 당시 고종 황제와 외무대신 박제순의 측근을 첩자로 포섭해 궁중과 대신들의 동태를 속속들이 파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이 당시 주한 일본공사관은 각종 고급정보를 제공해 주는 대가로 이들 조선인 첩자에게 공사관 기밀비를 빼내 정기적으로 지급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성신여대 구양근 교수(중문학)는 1900년대 초반 대한제국 침탈에 혈안이 된 주한 일본공사관이대한제국 황실의 살림살이를 담당하던 궁내부 회계사장 안학주(安學柱)라는 자와 당시 외무대신박제순(朴齊純)의 비서 구완희(具完喜)라는자를 첩자로 포섭해 조선황실의 정황을 염탐하는 정보원으로 활용했음을 증명하는 일본정부의 관련 사료 10여건을 1일 공개했다.
일본 외교사료관에서 찾아낸 이들 기록은 1900년부터 1902년까지 주한 일본공사관과 일본 외무성사이에 오간 공문으로 주로 안학주와 구완희 2명에게 대한 봉급지급 문제를 담고 있다.이들 공문에 따르면 당시 일본공사 하야시 곤스케(林權助)는 안학주와 구완희에게 거마비조로 매월 25원씩 지불했으며 특히 안학주에게는 1900년(메이지 33년) 2월에는 5백원, 1901년 4월에는 3백50원이란 거금을 각각 보수 및 장려금조로 줬고 1902년 3월에는 연말특별수당으로 1백원을 지급했다.
더욱이 이들 조선인 첩자에게 지불한 돈이 모두 일본 공사관 기밀비에서 지출됐음을 이들 사료는보여주고 있다.
안학주와 구완희는 그동안 친일파 연구에서 전혀 이름이 거론되지 않았으나 이들 사료가 발굴됨으로써 그 경력이 비교적 자세히 밝혀지게 됐다.
안학주는 안상궁(安尙宮)의 친동생으로 직책은 황실의 살림살이를 한손에 쥔 궁내부 회계사장(會計司長)이었다. 안상궁은 당시 궁중에서 자기는 황제를, 여동생은 황태자(뒤의 순조)를 모시고 있어 궁중에서 상당한 실권을 행사했다.
또 구완선은 을사오적 가운데 한명인 박제순의 비서로 "권문세가 집을 잘 출입하기로 유명하며대한제국 정책수립자들의 움직임을 민감하게 알 수 있는 위치에 있는" 인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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