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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임중 IMF상황을 맞아'나라망친 대통령'이라는 오명을 쓰고 물러난 뒤 상도동 사저에서 칩거하다시피 해 온 김영삼(金泳三)전대통령이 새해 첫날 대문을 개방, 세배객을 맞는다. 현재로서는 민주계인사들 뿐만아니라 현 정권의 실세들까지도 상도동을 방문할 것으로 보이는 등 그 규모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같은 움직임은 우선 퇴임직후 인기척조차 없을 듯하던 데서 1년도 채 안돼 세상분위기가 많이변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대선 직후부터 현 정권 출범 초기까지 절정에 달했던 전국적인 반YS분위기도 많이 숙진 상황의 반증이기도 하다.

물론 그동안 김전대통령은 비서출신 등 극히 제한된 민주계 인사들과만 자리를 함께 하는 등 대외활동을 자제해 왔다.

그러나 자신과 차남 현철(賢哲)씨의 경제청문회 증언문제가 불거진 뒤에는 거의 반공개적으로 민주계출신 인사들을 상도동으로 불러 망년회를 겸한 모임을 계속하고 있다.

지난 21일에는 한나라당의 신상우(辛相佑)국회부의장, 박종웅(朴鍾雄) 김형오(金炯旿) 김무성(金武星)의원을, 22일에는 김수한(金守漢)전국회의장과 김명윤(金命潤)의원을 만났고 28일에는 한나라당의 박관용(朴寬用), 김덕룡(金德龍)부총재와 한승수(韓昇洙)의원 등을 부를 예정이다. 또 29일에는 서훈(徐勳)의원 등 나머지 민주계 인사들과도 만나기로 돼 있다.

특히 초하루날 상도동 개방은 그가 경제청문회 증언문제와 관련,"정략적 보복적 차원의 청문회에는 어떤 경우에도 응하지 않겠다"고 한 발언과도 연관이 있어 보여 주목거리가 아닐 수 없다.상도동을 다녀온 민주계인사들은"이미 사과할 것은 다 했고 밝힐 것은 다 밝혔는데 다시 나오라고 하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이 김전대통령의 생각"이라며 "결과적으로 여야 모두에게 상처를 안기는 바람직하지 않은 방향으로 흐를 공산도 크다"고 우려했다. 김전대통령이 절대 청문회에 나서지는 않겠지만 다른 방법을 통해 당시 대통령후보였던 여야의 수뇌부에 충격을 줄 수도있다는 뜻이었다.

또 상도동의 개방은 방문객들이 전한 것처럼 "대통령을 지낸 사람으로서 나라가 잘 되길 바랐으나 안타깝다"는 현 정국인식과"끝까지 당당하고 의연한 모습을 보이겠다"는 결의가 구체화되는첫 단계일 수 있다는 점에서 의례적 조치로 해석하기 어려워 보인다.

갖가지 변수들이 잠복해 있는 99년 정국에 YS라는 무시못할 또 하나의 변수가 등장하는 것을 알리는 듯해 주목된다.

〈李東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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