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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199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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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들 넘어진 '모진' 한해였다.

무인(戊寅)년 신년벽두부터 일년 내내 휘몰아친 IMF 태풍에 가정이 깨어지고, 직장이 부도나고,나라가 휘청거렸다.

'국민소득 1만달러 시대'라는 성급한 구호속에 도사린 거품경제가 걷히면서 한민족의 자존심도깡그리 무너졌다. 앞날을 기약하지 못하는 긴 어둠의 터널속에서 굶주린 자가 속출하고, 길잃은자들의 절망스런 영혼들이 떠돌고….

IMF 충격으로 산산조각 나면서 아무죄없는 자녀들이 한끼 밥을 위해 친구들이 떠나간 텅빈 겨울교실에 서럽게 줄을 선다.

굶주리는 학생들이 대구에 5천6백명, 경북에 1만2천명. 어디 굶주린 학생들뿐인가. 버려지는 아이들은 얼마이고, 거리로 나앉은 인생은 또 얼마나 되던가.

수많은 상처들이 그대로 남아있고, 손도 못쓰고 있는데 98년이 저문다.

하지만 우리는 안다. 부족하고 미숙했던 우리들이지만 그 아픔을 모조리 내어놓고, 어려움을 나누고 섬길 때 우리가 넘어진 그 땅, 그 자리를 딛고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것을. 우리 모두 다시일어설 그날까지 아듀! 1998년.

〈글 崔美和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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