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주간데스크(지국현)-대구은행의 활력

은행 이름 알아맞추기 퀴즈 첫번째 힌트 '전국 최우량 지방은행'

금융에 관심을 갖고있는 지역민이면 제시된 첫번째 힌트에서 단번에 '대구은행'이라는 답이 나올수 있다. 총수신 9조6천억원, 거래기업 2만여개, 임직원 2천400여명, 전국 지점망 190개등 그 다음의 힌트는 불필요한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것이다.

■우수한 경영실적 자랑

오는 10월 창립 32주년을 맞는 대구은행. 그간 전국 지방은행중 어느 기준을 갖다대도 항상 1위를 뺏기지않을 정도로 우수한 경영실적을 보여왔다.

그러나 IMF 1년만에 사정이 달라졌다. 전국 대부분 은행이 비슷한 사정이긴 하지만 대구은행도지난해 가결산결과 4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되고있다.

물론 그간 우량은행으로서 적립해온 잉여금이 많아 자본금 잠식수준은 모면했지만 앞으로 피나는노력을 않으면 어떤 수모를 당할지 알수없는 형편이다. 그만큼 금융환경은 급변하고있다.대구은행은 지난해 1천200억원의 증자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하고 새로운 도약을 다짐하고있다. 올들어서는 전점포를 업무 집중처리기능을 가진 중심점포와 위성점포로 분리.특화한다는 방침아래시범운영에 들어갔다. 고객 밀착경영을 통해 신속한 업무처리와 지원이 가능토록 하기위한 것이다.

■고객서비스 둔감 서운

그러나 지역민 입장에서는 아쉬운 점도 없지않다. 서울은 물론 호남 일부은행들이 시장주변등지점포에서 지역 여건을 감안, 개점시간은 앞당기고 폐점시간은 늦추는 탄력적 운영을 하고있으나대구은행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않고있다. 대고객 서비스에 둔감한 단적인 예라는 지적이다.또 최근 앞다퉈 이뤄지고있는 대출금리 인하에도 눈치를 보며 선도적 역할을 하지못했다. 경영상의 이유는 있겠지만 이 역시 고객들에게는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지역 중소기업들은 대구은행의 여신심사가 빡빡하다고 불평들을 해왔다. 그러나 고객이 맡긴 돈을 소중히 취급하려는 생각이거니 하고 감수해온 것도 사실이다. 금리문제도 이러한 차원에서 생각하면 감내할 수도 있는 문제다.

그러나 정작 문제는 이제부터다. 외환위기의 주요 원인중 하나는 알려진대로 금융시스템의 낙후다.

이를 극복하기위한 은행부문의 구조조정은 상업-한일은행이 합병한 한빛은행이 출범함으로서 구체적 결과가 나타나고있다. 조만간 조흥-강원은행의 합병도 가시적 모습이 드러나게된다.합병은행들은 경영구조를 획기적으로 전환, 의사결정을 비상임이사 중심으로 전환하고있다. 또 업무분야별로 외부 전문가를 대폭 영입하고 사업부제를 도입하는등 선진 경영전략을 채택하고있다.■도약과 도태의 갈림길

대구은행도 예외일 수는 없다. 오는 2월말 주총에서 재도약을 다짐할수 있는 인선과 확실한 장치를 마련해야한다. 대구은행은 타지방 은행보다 상대적 우위에 머물러서는 안된다.그렇지않으면 아직도 틈만 보이면 고개를 들곤하는 영남권 3개은행 합병설이 설득력을 얻게 될지도 모른다. 이경우 부산경남지역에 비해 절대적 우위를 가지지않으면 피합병되는 수모를 당할 가능성도 없지않다. 상대적 우위만으로는 양지역간 인구나 경제력의 열세로 인해 합병주체가 보장된다고 장담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금은 뒤쳐지면 바로 도태되는 절체절명의 시기다. 이번 주총은 지역 유일의 은행인 대구은행이21세기 최우량은행으로 거듭날 수 있느냐 없느냐를 가름짓는 마지막 기회다. 지역경제의 건강지수는 대구은행의 활력과 비례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역민들은 이번 주총이 새로운 활력을불어 넣을수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고있다.

〈경제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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