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환란 핵심 규명엔 "헛바퀴"

10일의 증인신문을 끝으로 경제청문회가 사실상 막을 내렸다.

IMF환란 규명을 위해 열린 이번 청문회에 대한 평가는 일단 긍정과 부정으로 엇갈린다. 여권은일단 환란의 원인과 책임 규명에 상당한 성과가 있었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반면 야당과일부 정치권에서는 여당단독으로 열린 청문회의 근본적인 한계를 드러낸 것이라는 엇갈리는 평가를 내리기도 한다.

특위에서는 우선 이번 청문회를 통해 강경식(姜慶植), 김인호(金仁浩), 이경식(李經植)씨 등 당시환란3인방의 실책이 분명하게 드러났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당시 경제팀의 외환위기에대한 늑장 대응과 보고체계 마비, 외환관리 및 환율정책, 부실 금융감독 등 정책적 측면의 오류를분명하게 지적하는 성과도 거뒀다는 것이다.

물론 당시 3인방으로부터 정책적 오류를 자인받는 데는 실패했지만 IMF상황에서 경제수뇌부의정책적인 오류가 어떤 결과를 가져오지는 지를 새삼 확인한 계기가 됐다고 보고 있다.한보사태관련 청문회에서 김영삼전대통령의 대선자금 150억원을 밝혀낸 것은 대어급에 속한다고평하고 있다.

환란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지만 한보가 수천억원의 비자금을 조성해 이중 일부를 대선자금으로제공했다는 것은 당시 정경유착의 한 단면을 캐낸 것으로 성과부분이다.

하지만 이번 청문회는 애초부터 근본적인 한계를 갖고 있었다는 평가도 있다. 우선 특위가 성과라고 자평하는 부분들이 대부분 작년 감사원 감사나 검찰 수사과정에서 드러난 사실로 새로울 것이 없다는 것이다.

또 몇몇 경제관료의 정책적 오류와 판단착오등에 집착하면서 환란의 근본적인 원인과 책임을 규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여당 단독으로 열린 청문회라는 점때문에 한풀이식으로 진행됐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의 청문회에서 정책적인 대안을 제시하기 보다 전정권의 비리를 캐는데 주력하는 등 감정적으로 대응하면서 증인들과의 입씨름을 반복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게다가 특위에서 성과라고 주장하는한보의 YS대선자금 관련증언도 정태수(鄭泰守)전회장과 여권이 짜고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낳아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다.

또 이번 청문회의 하이라이트라고 할 수 있었던 김전대통령과 차남 현철씨에 대한 증언이 불발에그친 것도 핵심을 제대로 짚어내지 못한 청문회라는 평가에 일조했다.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