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없는 내각제 자민련 "혼자서라도"

자민련이 오는 3월부터 본격적인 내각제 여론몰이에 나설 예정이다.당내의 내각제 주창자인 김용환(金龍煥)수석부총재는 26일 총재단 간담회를 마친후 기자들과 만나 "자민련 단독으로 내각제 공론화를 착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부총재는 "2월말까지 국민회의와 내각제 공동추진위를 구성하려 했으나 받아 들여지지 않는 분위기"라며 "단독으로라도 내각제 홍보를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자민련의 이같은 내각제 여론몰이는 김종필(金鍾泌)총리의 지시에 따른 것이지만 25일 공동정권 1주년 행사때 국민회의측으로 부터 당한 수모도 한 몫을 했다. 이날 총재단 간담회 참석자들도 이구동성으로 국민회의측을 강력 성토했다는 후문이다.

자민련은 우선 홍보전에 대비해 내각제 개헌논리를 담은 홍보책자를 만들 예정이다. 30쪽 분량의 이 책자에는 국민회의측의 '선 경제회생론', '미미한 국민여론'등 내각제 연기논리에 대응하는 내용을 수록, 국민회의측이 정치적 신의를 지키지 않고 있음을 부각시킬 예정이다. 이 책자는 내달 5일 전국 지구당 조직에 배포된다.

이와 함께 내달 3일과 4일로 예정돼 있는 국회 대정부질문도 적극 활용키로 했다.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서는 이인구(李麟求) 이동복(李東馥)의원이 내각제 문제를 집중 거론키로 했고 경제·사회·문화분야 질의에서도 질문의 절반가량을 내각제에 할애키로 했다.

그러나 이같은 홍보전에 자민련이 일사분란하게 움직일 것 같지는 않다. 우선 김부총재 등 주류측의 움직임에 비주류측이 시큰둥한 반응이다. 이날 총재단 간담회자리에서도 한영수(韓英洙)부총재는 "김총리가 지난 20일 홍보전을 지시해놓고도 대외비라고 하는 등 어느 장단에 춤을 춰야 할 지 모르겠다"는 뜻을 비쳤고 박철언(朴哲彦)부총재는 시종일관 침묵으로 일관했다는 후문이다.

또 김부총재가 "내각제추진위 차원이 아니라 당차원에서 추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이에 미온적인 박태준(朴泰俊)총재가 어떤 식으로 결론을 내릴 지도 미지수여서 홍보전이 자칫 주류측만의 행사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