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뺑소니 차량 추격 붙잡은 이달용씨

불의를 봐도 피해를 입을까 두려워 모른 척하는 것이 요즘 세태지만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고 정의를 지키려는 용감한 시민이 있어 화제.

음료판매 대리점을 운영하는 이달용(45.대구시 수성구 상동)씨는 지난 6일 밤 11시쯤 직원 1명과 함께 차를 타고 가다 20대 남자로부터 뺑소니 차량 추격 요청을 받았다.

뺑소니 차는 800여m를 도망가다 신호대기 중인 차량에 막혀 멈췄고 다시 앞의 차와 이씨의 차를 들이받은 후 결국 이씨에게 붙잡혔다. 뺑소니 차량 운전자는 만취상태의 30대 남자. 이씨는 경찰에 뺑소니 용의자를 인계했고 이 과정에서 용의자로부터 주먹을 맞아 가벼운 상처를 입기도 했다.

이씨는 5년 전에도 뺑소니 차량을 택시 기사와 함께 잡았다. 그 때는 택시기사에게 공을 돌렸다.

지난 79년에는 영대네거리 부근을 지나가다 경찰관이 용의자를 택시에 태우기 위해 애를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이를 도와주기도 했고 75년 9월초에는 경찰에 쫓기는 도둑을 대구백화점에서 약전골목까지 뒤쫓아 경찰에 넘긴 일도 있다.

남다른 시민정신을 가진 그를 주위에서는 혹시 봉변이라도 당하지 않을까 걱정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불법 운행을 하는 버스나 택시도 이씨에게 걸리면 신고 대상이 되고 싸움을 뜯어 말리거나 가출한 청소년들을 꾸짖거나 타일러 집으로 돌려보낸 일도 부지기수다. 태권도와 유도가 각각 2단인 그는 의협심이 남달라서인지 젊었을 때는 경찰관이 될 생각도 했었다.

"가족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시민들이 모두 파수꾼이 된다면 범죄와 불의가 이 땅에 발붙이지 못할 겁니다" 그는 지금까지 표창 한 번 받지 못했지만 시민으로서 도리를 다했다는 생각만으로 만족하고 있다.

〈金敎榮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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