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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영화 '우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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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직하고 뻐근한' 주제를 잘 다루던 일본의 세계적 감독 이마무라 쇼헤이(73)의 '우나기'는 생명의 갈구를 '가볍고 따뜻하게' 그려낸 영화다.

뱀장어(우나기)는 생명력의 상징인 동물. 산란기에 2천km나 헤엄쳐 바다로 가 알을 낳고 암컷을 따라온 수컷이 그 위에 사정해 부화된다. 수십만마리의 희생끝에 한두마리가 강으로 회귀해 깊은 뻘속에 몸을 담그고 산다.

이마무라감독은 깊은 수렁에 빠진 한 사나이의, 삶을 향한 퍼득거림을 뱀장어에 비유해 영화를 풀어나간다.

형무소에서 8년만에 가석방된 주인공 야마시타(야쿠쇼 코우지)는 강을 낀 작은 마을에 허름한 이발소를 차린다.

8년전 그는 사랑하는 아내의 불륜을 고발하는 편지를 받는다. 밤낚시를 갔다가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일찍 귀가, 자신의 침대에서 정사를 벌이는 아내를 살해하고 경찰에 자수한다.

이후 그는 뱀장어 한마리만 친구 삼아 세상과 단절된 채 살아오고 있다. 우연히 자살하려는 여인 게이코(시미즈 미사)를 구해주고, 이 인연은 따스한 사랑으로 발전해 간다. 착한 이웃들도 하나둘씩 이발소로 모여든다. 그러나 강간범인 감옥동료가 나타나 그의 과거를 폭로하고 게이코의 애인이 찾아오면서 그의 생활에 먹구름이 몰려온다.

'우나기'는 일본영화가 곧잘 보여주는 아기자기함에 거장의 절제된 '내공'이 가미된 수작으로 평가되고 있다.

메말라 턱턱 갈라진 뻘에 물이 차듯, 아내의 가슴을 난자하는 섬뜩함에서 차차 화해와 사랑, 유머로 적셔가는 과정이 물흐르듯 편안하다. 주인공이 뱀장어 치어로 변한 수족관신도 인상적이다. 표현의 수위도 적당하고, 희망의 색을 입혀가는 과정도 산뜻하다.

'우나기'는 89년 '검은 비' 이후 이마무라감독이 8년만에 메가폰을 잡은 작품. 83년 '나라야마 부시코' 이후 두번째로 그에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의 영광을 가져다 주었다. 야마시타역의 야쿠쇼 코우지는 '일본의 안성기'쯤 되는 대형배우. '함께 춤추실까요?''실락원''잠자는 남자'(안성기도 출연)등으로 국내에도 잘 알려져 있다. 5월 1일 씨네아시아 개봉예정.

〈金重基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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