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은 사랑의 꽃을 주고 받는 날이 유독히 많은 달이다. 꽃은 저마다의 독특한 색깔과 향기를 지니고 있고, 사람이 부여한 꽃말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것에 별 관심을 가지고 있지 않더라도 꽃이 아름답다고 하는 것에는 아무도 이의를 가지지 않을 것이다. 꽃은 우리의 삶속에서 기쁨의 자리이든 슬픔의 자리이든 언제나 조용히 그 자리 한켠을 지켜왔다. 그 만큼 꽃은 우리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해 주고 또 그것을 보듬어 준다.
꽃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사람을 화벽(花癖)이 있다고 하고, 정말 꽃에 미치다시피한 사람을 화치(花痴)라 한다. 허균의 한정록에는 화벽이 있는 사람의 이야기가 나온다. '꽃이 피기 시작하면 금침까지 가지고 가서 그 꽃나무 아래 묵으면서 그 꽃이 피기 시작하고, 만발하고, 시들고, 떨어지는 과정을 낱낱이 관찰한 뒤에야 떠나간다'
주위를 둘러보면 회색빛 빌딩들이 숲을 이루고 있어 계절의 오고감이 그냥 옷의 두께를 갈아치우는 정도에 지나지 않는 고약한(?) 도시속에 살고 있는 나. 어릴 적, 봄이 오면 산에 지천으로 널려 있던 진달래를 입술이 시퍼렇도록 따먹기도 하고, 무언지도 모르면서 소월의 시를 따라 사뿐히 즈려 밟아보기도 했던 그 시절. 그렇게 나는 꽃이 좋았다.
그런데 실용성이 없다고 꽃선물을 타박하는 소리를 종종 듣곤 한다. 다들 밥만 먹고 사는게 아니듯 꽃도 바로 그런 것 일텐데. 아니 꽃은 그보다 더 큰 것들을 우리에게 가져다 주는데. 시들어 가는 아픔 뒤에야 열매가 있다는 것 까지도.
누군가가 선물한 꽃을 바라 보는 상대방의 눈빛을 떠올려 보자. 꽃 한송이에 행복을 느끼고 웃음꽃을 피우듯이 꽃의 아름다움을 닮아보자. 꽃을 통한 대화속에 자신도 모르는 아름다운 마음과 자세가 배어나오지 않을까?
〈대구남부지역 새교육시민모임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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